내놓고 떠들것까지는 없겠다는 생각때문에 그렇지 미국의 대기업치고
무기산업과 연관이 없는 회사는 없다해도 지나친 말은 아닌데 미국의
방산업계에 최근 경영수법이 이채로운 새로운 다크호스가 등장해 흥미를
끌고있다.

로랄(Loral)코퍼레이션이라면 한국에서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회사이지만
미국에서도 그간 별 관심을 끌지 못했던 회사였다.

사력 22년,연매출 35억달러,본사 메릴랜드주 베데스타 소재,종업원
1만1천4백명에 상업용위성제작및 부품과 탱크지휘관 전투훈련 시스템제작이
주요제품이라는 것정도만 알려진 평범한 회사중의 하나일뿐이었다.

그렇던 로랄사가 하루아침에 미재계의 시선을 끌게된 것은 IBM사 방계의
페더랄 시스템이란 알짜배기 회사를 집어 삼키고서 부터다.

그것도 내노라는 대회사들을 제치고 나꿔챈 것인데다 배짱좋은 사주의
호기로운 공격적 경영수법이 전해지자 호기심이 일수밖에없다.

버나드 엘 슈워츠회장은 요즘 미재계의 스타로 등장했다.

냉전의 종식과 함께 방산업계에 찬바람이 일 것은 당연한 귀결이었고
모두가 리엔지니어링 또는 리스트럭춰링으로 난리를 치고있는데도
슈워츠회장 휘하의 로랄은 20년 가까이 계속 확장가도를 질주중이다.

국방성의 신규무기 발주가 올스톱된 상태에서도 그렇다.

실은 로랄은 신규발주가 없으면 없을수록 장사가 잘된다.

로랄은 신규제작 보다는 기존의 비행및 무기체제의 기능향상에 주안점을
둔다.

예를들어 훌륭한 새전투기를 만들기보다는 조종실의 항법장치,경보시스템,
센서및 통신능력 제고나 전자반격장치등의 기능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컴퓨터와 반도체기술의 발전과 함께 로랄의 기존 비행및 무기체계의
기능향상능력은 날개를 단듯 뻗치고 국방성은 변함없는 단골일 수 밖에
없다.

그러면서도 민간비행장의 비행통제시스템등을 개발.

미교통성과 연방비행국이 주요 고객으로 등장했으며 요즘은 해외비행장
시설건설참여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중이다.

최근의 페더럴 시스템 매입작전을 보면 슈워츠회장의 스타일을 대번에 알
수 있다. 공룡에 비유되는 IBM의 새사령탑이 들어서자 로랄의 매수작전은
벌써 시작됐다.

지난 4월 거스너 IBM신임회장의 취임직후 슈워츠회장의 특사는 패더럴에
대한 로랄의 관심을 전달했다.

교통정리에 들어간 거스너회장이 페더럴의 처분을 결정한 것은 8월.
3개월 후 8개회사에 비공개로 매각의사를 통고했는데 그중에서 4개사가
나섰다.

노드롭항공,마틴 마리에타,GM계의 휴즈항공등 모두가 쟁쟁한
방산업체들이어서 로랄이 끼는 것마저 어색할 지경이었다.

그런데다 페더랄 시스템은 말이 정리대상 기업이지 사실은 22억달러의
매출로 92년중 7천1백만달러의 순익을 기록한 회사이다.

레이더경보체제 대잠수함 작전무기, 인공위성및 비행통제기술을 파는 이
회사는 현금보유액만도 1억달러가 넘는데 모기업의 집중경영 방침때문에
애꿎은 출가를 하는 처지여서 군침이 돌 정도였다.

실제로 노드롭측은 로랄보다 훨씬 많은 17억5천만달러를 제의하고서도
나가 떨어졌다.

50여명의 변호사와 중간간부로 실사팀을 구성했으나 헛물을 켜고
고소전까지 벌이려다 그만둔 노드롭을 물리친 로랄의 승리는 전적으로
슈워츠회장의 치밀성이 배짱으로 뒷받침된 때문이었다.

그는 대차대조표만으로 값을 매긴후 15억8천만달러의 매입가를 제시하는
동시 즉시계약까지 제의했다.

웃돈까지 얹어주며 가지치기에 분주하던 IBM도 당장 좋다는 반응을
보였다.

지난 85년이래 굿이어 타이어,하니웰,포드자동차,LTV등으로부터 성공적으로
방산부문 기업인수 행진을 계속해온 로랄과 슈워츠회장은 스타의 명망에
따르는 우려의 시선도 함께 받아야만 하게 되었다.

관측통들은 그의 1인 철권경영을 주목한다. 덩치에 비해 너무 큰 확장을
서두른다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68세의 전형적 유태인 출신인 슈워츠회장은 기획부서도 없이 내맘
대로 할뿐 이라며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을 내려다보는 사무실에서
독자적인 경영방식을 즐기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