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제약회사를 잡아라"
미국 증권가에서 지난해 유행했던 말이다. 생명공학기법을 이용, 인슐린
같은 바이오약품을 만드는 회사들은 미국투자가들에게 보증수표와 같았다.
작년 1월에 투자한 사람이 연말에 최대 1천2백%의 이익을 챙길 만큼
주가가 급등했다. 미국의 언론들은 바이오업체의 급성장과 잠재력에 주목,
이를 "아메리카의 새로운 희망"이라 부르고 있다.
"비즈니스 위크"최신호에 따르면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작년중
5개품목의 바이오약품제조를 허가했다. 올해도 5개정도가 추가될
전망이다. 이들은 류머티스관절염 위장병등 기존의 약품으로는 치료가
곤란하거나 부작용이 심한 질병을 퇴치할 수 있는 의약품이다.
제약관계자들은 오는 2000년까지는 4백개정도의 바이오약품이 등장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바이오약품의 시장규모는 현재 40억달러정도로
추산되는데 90년대 중반에는 5백억달러규모로 커질 것으로 보인다.
세계가 바이오약품에 주목하는 또다른 이유는 바이오약품제조업체들이
AIDS(후천성면역결핍증)노인성치매등 아직까지 손도 대지 못하는 병들을
치료할 수 있는 첨단의약품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알컴스 뉴로겐 레게넌등의 바이오제약회사들은 현재 파킨슨씨병과
치매치료제를 개발중이다. 아코스등은 심장병에 관한 약을 연구하고 있다.
바이오약품이 이처럼 거센 바람을 일으키고있는 것은 치료효과가 탁월하고
부작용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화학적 반응을 이용해 만든 약들은
치료효과면에서도 바이오약품보다 떨어진다. 강한 독성으로 인체 다른
부분에 부작용을 가져와 필요한 약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결함이 있다.
과학자들은 이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으로 인체의 면역기능을
이용한 약품개발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 사람의 몸은 물론 다른
자연물질중에서 박테리아나 바이러스를 퇴치할 수 있는 물질을 추출해내기
시작했다.
생명공학기법을 이용해 개발한 인슐린은 인류에게 기대와 꿈을 가져다
주었다. 이처럼 생물의 고유면역기능을 이용한 약품은 부작용이 작은
상태로 난치병등 인간에게 위협을 주는 질병을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으며 가장 치료효과가 높다는 인식을 심어줬다. 바이오약품에 대한
기대가 그만큼 크다고 할만하다.
로슈 산도스 멀크와 같은 세계적 제약업체들도 이때문에 바이오약품에
눈을 돌리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의 바이오약품제조업체가 벤처기업이라
는데 주목하고 지분참여나 인수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바이오업체들도 올해를 도약의 해로 정하고 있다. 그동안 축적한 기술을
제품으로 연결시켜 나갈 계획이다. 이들은 보다 많은 자금을 동원하기
위해 50개의 바이오업체가 회사를 공개했고 50여개의 다른 회사가 증자를
실시했다.
작년중 미국에서 바이오업체의 공개및 증자에는 45억달러가량이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10년간 이분야에 투입된 자금을 합한 것보다
큰 규모이다. 거대자본과 이들 바이오업체의 노하우가 결합될 경우 인류의
불치병들은 조만간 치료될 수 있을 것이란 성급한 기대도 나오고 있다.
미국정부도 생명공학연구에 전폭적인 지원을 하기로 했다. 지난1월
미정부가 발표한 생명공학육성안에 따르면 연구지원금을 지금보다 7%높인
40억달러로 올릴 방침이다.
미국대통령 과학담당보좌관인 알렌 브롬리박사는 "2차세계대전이후
과학기술과 경제를 이 끌어온 것은 물리와 화학이었으나 앞으로는
생명공학이 이를 담당하게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생명공학은 인류가 처한 각종 질병에 대한 위협을 타개해줄 유일한
대안으로 꼽히고 있다. 앞으로 인류가 이분야에서 어떤 결과를 얻을수
있을 것인지 예측하지못할 정도로 무한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생명공학이라는 신천지를 개척하기 위해 힘찬 시동을 걸고있는 과학자들이
인류의 역사를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미국경제의 침체에도 불구하고 증권가에서 바이오업체가 큰 돌풍을
일으키는 이유도 이들이 세계제약업계의 판도를 변화시킬 것이란
전망때문이다. 바이오약품이 AIDS등을 치료,인류의 역사를 바꿔놓을
것이라는 기대가 사라지지 않는한 투자자들의 손길은 끊이지 않을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