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일께로 예정된 양곡유통위원회(위원장 반성환)의
올해 추곡수매 대정부 건의안 제출을 앞두고 농민들의 관심이 수매가격과
수매량에 모아지고 있다.
반위원장 등 양곡유통위원 14명은 대정부 건의안 제출에 앞서 농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농촌의 현지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13-14일 이틀간에 걸쳐
충북 진천과 전 북 옥구지역을 시찰, 농민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었다.
추곡수매값을 대폭 인상하고 수매량도 농가 출하희망 전량을 수매해
달라는 것 이 매년 되풀이되고 있는 농민들의 주장이기는 하나 올해에는
우루과이라운드(UR) 농산물 협상에 대한 불안감 때문인지 정부에 대한
불만이 그 어느때 보다 고조되고 있어 수매값과 수매량 결정에 상당한
진통이 따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양곡유통위는 출범한지 금년으로 3년째에 불과한데도 농민들은
양곡유통위가 농 민들의 의견을 대변하지 못하고 벌써부터 정부의
시녀역할만을 하고 있다고 통렬하 게 비판, 시찰에 나선 위원들을
곤혹스럽게 만들기도 했다.
*** 올 추곡수매 앞두고 농민 불만 더욱 고조 ***
양곡유통위에 대한 농민들의 이같은 질타는 유통위가 농민을 대변하는
기구가 아니고 학계, 언론계, 연구기관, 소비자 단체대표들도 포함된
자문기관이라는 사실 을 농민들이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데서 비롯된
것이어서 오해가 즉각 풀릴 수 있었 으나 올해 벼 작황이 당초 예상과는
달리 풍년이 아니라는 주장과 일반벼와 통일벼 수매비율에 대한 농민들의
불만이 상당한 수위에 올라 있다는 사실은 위원들을 경악 시키기에
충분했다.
정부는 9.15 작황조사 결과 올해 쌀 생산량이 3천8백80만섬에 달해
평년작 을 이룰 것으로 전망했고 조경식농림수산부장관은 지난 9월15일
이후 날씨가 좋아 쌀생산량이 4천만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고 말했으나
실제 벼베기를 마친 농민들 의 주장은 이와는 크게 상반돼 주목을 끌었다.
진천과 옥구지역 농민들은 올해 쌀 수확량이 지난해보다 10-15%
감수됐다고 한 결같이 말했다.
지난해 전국의 쌀 생산량이 4천96만섬에 달하는 대풍이었기 때문에
올해 생산량 이 지난해보다 약간 줄어드는 것은 당연한 것이지만 농민들의
주장대로라면 정부의 예상수확량을 훨씬 밑도는 것이어서 충격적이었다.
물론 올해 쌀 수확량을 이들 2개 지역의 작황만을 가지고 판단하는
것은 무리지 만 농민 자신들도 올해 평년작은 될 것으로 보고 수확을
했는데 실제 수확을 해보니 이같은 결과가 초래됐다고 밝히고 있어
주목되고 있다.
*** 쌀생산비 35% 상승 수매가 25-40% 인상해야 ***
또한 농민들은 올해 농촌 임금이 50% 가까이 올랐고 이앙기와 콤바인
등 농기계 사용료도 대폭 오른데다 도정료 마저 상승, 올해 수매가를 25-
40% 정도 올려줄 것을 요망했다.
옥구군에서 중농규모의 농사를 짓고 있는 김태원씨는 지난해
옥구군의 경우 하루 남자 노임이 1만5천원이었으나 금년에는 2만5천원으로
35%가 올랐고 여자노임은 1만원에서 1만5천원으로 50%나 대폭 상승했으며
그나마 일손을 구하기가 어려워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해에는 이앙기를 빌어 논 3백평을 모내기하는데
1만원이 들었 으나 올해는 1만4천원으로 40%가 올랐고 수확기계인 콤바인
임대료도 2만원에서 2만 5천원으로 25%가 상승했다 고 강조하면서 올해 쌀
생산비가 지난해보다 35% 정도 더 들어갔다고 주장했다.
진천의 농민 지교만씨도 품삯이 남자는 지난해의 1만2천원에서 2만원,
여자는 1만원에서 1만5천원으로 올랐고 콤바인 임대료도 1만2천원에서
1만8천원으로 상승했 으며 도정공장의 도정료도 지난해에는 80 당 4 의
현물을 받아갔으나 올해는 6 을 받아가 50%가 올랐다 고 밝혔다.
농민들은 이처럼 생산비가 크게 올라 수매가도 이에 걸맞게 대폭
인상돼야한다 고 강조하면서도 수매량에 더 많은 관심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