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미통상문제 조삼모사식 접근 피해야 ***
미국의 대한통상압력은 갈수록 가중되고 있다.
지난 5월 최대의 현안이었던 한미통상협상이 타결, 우리는 포괄적 우선협상
대상국지정에서 빠졌다.
그러나 당시 발등의 불은 껐지만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었던 것이다.
그 불씨가 이제 다시 타오르려 하고 있다.
한미간에 가장 큰 쟁점은 통신시장개방, 쇠고기와 농산물수입자유화,
그리고 지적소유권보호등이다.
이밖에도 외국인투자허용 관세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 국제수지협의
외국인투자허용 어업 철강 섬유등 타결을 기다리고 있는 문제가 산적해 있다.
미국은 이들 문제와 관련, 부통령 상무장관 통상대표등이 잇달아 방한,
통상압력을 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그렇지 않아도 수출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경제에 타격을 줄것은 분명하다.
오는 10일 모스배커 상무장관의 방한에 이어 퀘일부통령 칼라 힐즈 통상
대표부대표의 방한은 우리에게 통상과 관련된 어떤 양보를 얻어내기 위한
공세라고 보아도 지나침이 없을 것이다.
더욱이 노태우대통령의 10월 방미를 앞둔 시점에서 미국측은 한미통상
현안을 그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타결하기 위한 밀어붙이기작전을 쓰고 있지
않나 하는 의문마저 떨쳐 버릴수 없다.
국가간의 통상은 줄것은 주고 받을 것은 받아내는, 그래서 서로가 이익을
얻는 장사에 다름아니다.
따라서 밑지는 장사를 해서는 안되지만 수지타산을 단기적으로 해서도
안된다.
한미간에 마땅이 주어야 할것과 받아야 할것이 무엇인가를 따지는 일이
간단하지는 않다.
입장과 시각이 다르기 때문에 서로의 주장만을 앞세운다면 협상이란
아예 성립될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그렇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이제 겨우 국제수지흑자를
기록한지 3년밖에 되지 않았고 올해들어 흑자기조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는
사실을 한국이나 미국측에서 다같이 인식하지 않으면 안된다.
상대방이야 어찌되는 자기들의 입장을 내세우고 목적만 관철시키면 된다는
생각을 미당국이 갖고 있다면 그것은 호혜평등의 원칙에 입각한 협상이
아니라 일종의 침략행위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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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우리의 시장개방을 요구하면서도 그들은 우리의 대미섬유쿼터를
줄이고 철상수입제한기간을 연장하려는 모순된 행동을 고집하고 있다.
또한 우리의 대미농산물수입은 올들어 급격히 늘어나고 있고 우리의
농촌과 농업은 침체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는데도 이러한 사정에는 아랑곳
하지 않고 농산물시장개방 압력을 가중시키고 있다.
우리는 미측이 요구하는 쌍무협상에 끌려 다니는 자세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부 각부처는 손발을 맞추어 분명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발등의 불만 끄려는 조급성은 금물이다.
우리는 미국의 요구가 아니더라도 우리의 필요에 따라 우리의 능력에
걸맞는 개방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며 그동안 우리의 시장개방노력과
성과를 미국측에 설득시켜야 한다.
우리가 많은 것을 주었으면서도 마치 받아내기만 한것 같이 인식되고
있으니 안타깝기 짝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