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아파트 값을 가름하는 중요한 투자 척도 중 하나가 대지 지분이다.

대지 지분은 가구 하나가 해당 단지에서 차지하는 땅 크기를 의미하는 것으로 이 지분이 많을수록 큰 아파트를 배정받게 돼 수익성이 그만큼 높아진다.

하지만 재건축 시장에서는 기존 아파트 평수와 대지 지분 비중이 일치하지 않아 희비가 엇갈리는 사례도 많다.

○둔촌 주공 16평과 23평 가격 같아

지난 24일 재건축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서울 송파구 가락시영아파트 19평형의 호가는 평당 5000만원인 9억5000만원에 이른다.

15평형(6억원)에 비하면 3억5000만원 정도 비싸다.

같은 소형이면서도 평당 가격이 1000만원이나 차이 나는 것은 대지지분 차이 때문이다.

15평형의 대지 지분은 17평이지만 19평형은 이보다 7평 더 많은 24평에 달한다.

그러나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는 같은 단지에서 평형이 7평 이상 차이나는 데도 가격이 똑같다.

실제 16평형과 23평형은 5억3000만~5억4000만원,25평형과 34평형은 8억8000만~9억6000만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 아파트는 동일한 조합에 의해 재건축될 예정이어서 1~4단지별로 사업진행 속도에도 차이가 없다.

이 같은 이례적인 시세는 큰 평형과 작은 평형의 대지 지분이 같은 데서 기인한다.

16평형과 23평형의 대지 지분은 5.6평,25평형과 34평형은 9평 정도로 재건축 후 같은 평형에 입주하게 되기 때문이다.

○대지지분 없는 재건축 아파트도

관악구 강남아파트는 지난해 말 구역 지정을 마치고 개발이익 환수제가 시행되는 올 8월 이전까지 사업 시행을 목표로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이 아파트 전체 876가구 중 60가구는 대지 지분이 없다.

이들 가구는 일반 다세대주택에서나 볼 수 있는 반지하로 아파트가 지어진 1973년부터 건축물 등기는 있었으나 대지 지분은 등기가 돼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들 60가구는 재건축 조합원으로도 인정받지 못해 사업이 시행되면 조합으로부터 보상금만 받고 이주하게 된다.

또 이 아파트는 대지 지분이 있는 14~21평형 모든 가구의 대지 지분이 똑같다.

이에 따라 재건축 이후 평형 배정을 둘러싸고 그래도 매매가가 비싼 21평형에 우선권을 주자는 방안과 대지 지분에 따라 모두 동등한 입장에서 추첨해야 한다는 방안 등을 놓고 조합원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