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공연 입장표 판매액은 2155억원,공연 편수는 7261개로 집계됐다. 2008~2009년 금융위기와 신종플루 등으로 위축됐던 공연 시장은 올해 대형 스포츠 행사와 천안함 사태에도 불구하고 회복세를 보이며 지난해보다 29%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연 티켓 예매 시장의 70%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인터파크INT가 지난 20일까지 판매 실적을 바탕으로 올해 시장 규모를 추정한 결과다. 인터넷 및 전화 · 현장 판매만 포함됐고 기업 단체 구입(전체의 20~25%)과 타 예매처 판매량은 제외돼 실제 시장 규모는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인터파크가 2006년부터 공연 시장 규모를 자체 집계한 이후 2000억원을 돌파한 것은 처음이다.

◆대중 콘서트 시장 급성장

대중 가수 및 재즈 · 록 그룹의 콘서트 공연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시장이 작년 586억원에서 올해 832억원으로 약 42% 급증했다. 인터파크INT 측은 그랜드민트 · 지산밸리 록 · 펜타포트락 · 자라섬 국제재즈 · 월드DJ 페스티벌 등 대규모 음악 축제가 자리잡으면서 고정팬들이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89개에 그쳤던 해외 스타들의 내한공연이 111개로 늘어나 팬들의 구매력을 자극했다. 스티비 원더,밥 딜런 등 전설적인 팝 스타들의 내한 콘서트가 이어졌다. 국내에서는 동방신기 출신의 멤버들이 만든 JYJ나 2AM,SS501 등 아이돌 그룹과 김장훈 이문세 이승철 성시경 등 라이브 황제들이 인기를 끌었다. 올해 가장 높은 판매 기록을 세운 콘서트는 '김장훈 싸이의 완타치'가 차지했다.

◆다채로운 메뉴로 뮤지컬 상승

뮤지컬 시장은 작년보다 27% 커진 945억원대를 기록했지만 2008년 규모(1056억원)에는 미치지 못했다. 그래도 '빌리 엘리어트''모짜르트!''몬테크리스토' 등 국내에 첫선을 보인 대형 해외 라이선스 뮤지컬과 '맘마미마''시카고''미스 사이공''지킬앤하이드''오페라의 유령''영웅''아이다' 등 흥행성을 인정받은 앙코르 작품이 많아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JYJ의 시아준수와 유노윤호,샤이니의 온유,슈퍼주니어의 규현,소녀시대의 태연 등 아이돌 그룹 출신 가수들과 군 복무를 마친 영화배우 조승우 등이 뮤지컬 무대에 서면서 화제를 모았다. 시아준수는 올해 초 공연한 '모짜르트!'에서 회당 3500만원,조승우는 '지킬앤하이드'에서 회당 1800만원씩 총 14억4000만원(80회)의 개런티를 받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뮤지컬계의 고(高)개런티 현상이 논란을 빚기도 했다.


◆클래식 거장 인기,연극 · 무용도 호조

클래식(105억원)시장은 필라델피아 · 이스라엘 필 · 베를린 필 · 콘세르트허바우 · 런던 필 등 세계적인 명성을 가진 오케스트라의 내한공연으로 인기를 모았다. 주빈 메타,사라 장,스테판 재키브,리처드 용재오닐 등 스타들의 공연은 일찌감치 매진됐다. 대표적으로 가난한(?) 장르인 연극(230억원)은 여러 편을 묶어 공연하는 '연극열전'이나 '무대가 좋다' 등의 기획 시리즈로 승부했다. 스트립 댄서로 연극 무대에 처음 나선 문근영을 비롯해 강혜정 이윤지 김효진 등 인기 탤런트와 영화배우의 진출도 잇따랐다.

연극 판매 순위에서 1위를 차지한 '뉴보잉보잉'처럼 스테디셀러 오픈런(장기공연) 작품들이 입소문을 타며 젊은 연령층과 연인 및 주부 관객을 끌어들였다. 일부 연극은 낮 공연을 포함해 평일 3~5회차로 횟수를 늘리면서 판매실적을 올렸다.

가장 규모가 작은 무용 · 전통예술(42억원) 시장에선 유니버설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이 최고 기록을 세웠고 고전발레 '라 바야데르',강수진의 갈라 '더 발레',창작발레 '심청''백조의 호수' 등이 뒤를 이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