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최근 전국 성인 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43%가 현재 자신의 생활이 '불안정하다'고 답했다. '자신이 중산층이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는 '중산층이다'라는 대답이 IMF 전 71.7 %에서 61%로 감소했으며 '하류층이다'라는 대답은 IMF 이전보다 무려 14.1%가 증가했다. KBS 1TV에서 6일 오후 8시 방송되는 '특별기획 한국 사회를 말한다-위기의 중산층,나는 불안하다'에서는 날로 심각해져 가는 중산층 붕괴 문제를 집중 조명한다. 지난 1984년 '평균 한국인'이었던 박모씨. 자녀 둘을 키우며 한 달 급여 37만원을 받았던 그는 목돈마련을 위해 매달 월수입의 40%를 꾸준히 저축했고 평생 꿈이던 전원 주택도 마련했다. 그는 "희망을 갖고 열심히 살기만 해도 걱정이 없었고 불안감은 크지 않았다. 바라는 대로 조금씩 실현됐기 때문이다"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2003년 '평균 한국인' 이모씨. 1백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입사해 열심히 일했고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지만 미래는 여전히 불안하다. 그는 "회사에 뼈를 묻을 각오로 일을 했다. 하지만 이제는 언젠가 이 조직에서 나를 필요로 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공포"라고 털어놨다.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의 마지막 선택은 자영업이다. 한국의 자영업자 비율은 31%. 미국과 유럽의 10∼20%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비율이다. 성공회대 조희연 교수는 "중산층의 몰락은 누구나 열심히 일하면 잘살 수 있다는 희망의 몰락을 의미한다. 이같은 희망의 몰락은 사회를 유지하고 있던 정치적, 사회적 버팀목이 깨지고 있다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고 지적한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