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조계종의 정대(正大) 총무원장은 9일 조계사 인근에서 기자들과 만나 '총무원장을 사퇴하고 동국학원 이사장으로 가겠다'는 뜻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정대 스님은 "종단 안정화를 위해 총무원장으로 왔는데 이제 종단이 안정됐고또 동국학원이 어려우니 학원 이사장으로 가겠다"며 "해를 넘기기 전에 동국학원 이사회가 열려 이사장 선임 절차가 마무리되면 내년 1월 말쯤 정리하고 (총무원장직을)떠날 것"이라고 말했다. 스님은 "공약 사항인 승가대 이전 문제는 거의 마무리됐다.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건립공사도 시작했다. 욕심 같아선 임기중 입주식을 하고 싶지만 조계사 성역화 불사는 한 임기를 더 해도 다 못 한다. 또 4년 임기(내년 11월 15일)중 3년을 채워 한 임기를 다 한 셈이고 학교도 어려우니 이사장직을 맡을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동국학원 이사장은 종합병원 4개와 한방병원 4개, 산하 학교 27개 등을 거느리는 요직이다. 정대 스님도 '웬만한 정부 부처 못지 않게 덩어리가 크다'고 말한다. 정대 총무원장이 1월 말께 원장직을 그만 둘 경우 30일 이내에 차기 총무원장선거를 치르도록 규정한 종법에 따라 2월말 선거가 있을 전망이다. 차기 총무원장후보로는 법장 스님(수덕사 주지)과 종하 스님(관음사 주지)이 유력한 것으로 거론되고 있으며 법등 스님(전 종회의장), 지선 스님(전 백양사 주지), 종상 스님(불국사 주지) 등도 거명되고 있다. 정대 스님은 재임중 종단 안정화와 승가대 이전, 조계사 성역화 사업 등을 마무리짓거나 일정 궤도에 올려놓는 등 취임 전 내건 공약을 상당 부분 이행했다고 평가받고 있다. 정대 스님은 임기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 "무엇보다 종단을 안정시켰다는 것"을 꼽으며 "사람이 정직하게 살면 주변에서 도와준다는 것을 느꼈다. 정직이 원칙이다"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sisyph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