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땅에서 가장 오래된 미술품은 어떤 것인가.

또 이땅의 미술품에는 어떤 신화들이 담겨있나.

예술의전당은 한국미술의 기원을 밝히고 그 미술품들이 갖는 신화와 주술의 의미를 되새기기 위해 "신화,그 영원한 생명의 노래"란 전시회를 마련했다.

이 전시에는 세계미술사학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울산대곡리 암각화(국보 285호)를 비롯,고구려고분벽화 단군초상 무신도 토우 귀면와 잡상 부적 돌장승등 한국의 고대미술품 1백50여점이 출품된다.

전시 하이라이트는 울산 대곡리 암각화.

신석기시대부터 초기 철기시대에 걸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 암각화에는 고래 사슴 멧돼지 거북 호랑이 등 동물 2백50여마리와 사냥장면 고래잡이배 그물 등이 등장한다.

특히 고래는 60마리나 새겨져 울산지역이 거대한 고래잡이 기지였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다.

장석호 계명대미대교수는 "동물들이 많이 새겨져 있는 것은 그 숫자 만큼 잡을수 있다고 믿었기때문"이라며 "이는 풍요와 다산,기복등 이땅에 처음 살았던 우리조상들의 원초적 욕구와 바램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암각화는 비닐덧씌우기방법을 통해 실제유물과 똑같이 복원된다.

이방법은 작은 흠집까지 그대로 옮길수 있기때문에 관람객들은 흡사 진본을 보는 느낌을 갖게 된다.

또 울산 천전리 암각화에 등장하는 지모신과 여성생식기 형상,신라시대의 토우에 새겨진 다양한 포즈의 섹스장면,출산장면도 눈길을 끌고 있다.

자식을 낳지못할때 치성을 드리는 대상물인 남근석,잡귀를 쫓아내는 귀면와,지붕의 내림마루 끝부분에 위치해 건물을 수호하는 구실을 하는 잡상등도 선보인다.

특히 북한 문물보존총국에서 진본과 거의 흡사하게 제작한 고구려 강서대묘의 사신도는 처음 공개되는 유물이다.

이밖에 무덤가에 세워져 죽은이의 영혼을 수호하는 동자석,돌장승과 이승에서 저승으로 망자의 영혼을 데리고 가는 역할을 한다는 상여도 전시된다.

오는 22일부터 9월10일까지.

(02)580-1132~5

윤기설 기자 upyk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