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짓 발짓이 서툴고 대사 역시 제대로 하지 못하는 보잘것 없는 무대지만
그 속에는 사랑이 담겨 있어요"

99서울시장애청소년연극축전이 10월5일 제일화재 세실극장에서 막을 올린다.

한국청소년공연예술진흥회(이사장 최문경) 주최로 21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행사는 뇌성마비, 정신지체부자유 청소년 등 장애청소년으로 구성된 14개팀이
참가한다.

장애인들이 사회의 홀대와 차별로 위축된 어깨를 펴고 모처럼 사람들 앞에
자신을 맘껏 드러내는 자리다.

참가팀들은 전문 연출가의 도움으로 지난 5개월동안 구슬땀을 흘리며
준비해왔다.

올해로 10회째를 맞는 이번 행사는 장애인에 대한 일반인의 편견을 개선하고
올바른 장애인문화 정착을 위해 마련됐다.

장애인 청소년연극축전 추진위원장인 이성재 국회의원은 "이번 연극제가
장애인들이 스스로의 존재를 확인하고 자신있는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개막일에는 장애를 극복한 예술가 초청 축하공연 및 전시행사가 열린다.

청각 장애 발레리나 강진희씨, 네 손가락 피아니스트 이희아양 등이
참가한다.

세실극장과 성공회 뒷마당에는 구족회화작가 작품과 참가단체의 공예품이
전시된다.

6일부터는 성동장애인 종합복지관의 "배비장전"을 시작으로 매일 한작품씩
선보인다.

류근혜 박근형 등 대학로의 젊은 연출가들이 아이들과 호흡을 함께 하며
연기를 돕는다.

한스밴드 최종원 유열 최주봉 등 연예인들도 장애청소년들과 한 무대에
선다.

뇌성마비 복지회 오명환 사무장은 "지난해에는 3일내내 관람한 학생도
있었고 무대에 섰던 장애인 친구와 펜팔을 하고 있는 학생도 있었다"며
"연극제가 중고생들에게 장애인 친구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이해시키는
효과적인 장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11월3~5일에는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대강당에서 우수작품공연과 장애인
예술가들의 미술품 전시회가 열린다.

지난 92년부터 이 행사를 후원하고 있는 서울시가 2억원을 지원했다.

< 김형호 기자 chsa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