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스펙트럼파마슈티컬스는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베돈’(사진)을 출시한 작년 4분기에 매출 1000만달러(약 123억원)를 기록했다고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밝혔다.롤베돈은 한미약품의 약효지속성 플랫폼 기술 랩스커버리를 적용한 호중구감소증치료제다. 스펙트럼이 한미약품으로부터 미국 권리를 도입해 작년 9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승인받았다. 이어 지난해 10월 18일에 미국에서 340B 병원 및 커뮤니티온콜로지네트워크(community oncology networks) 등을 대상으로 출시했다. 340B는 미국의 저소득층 및 노약자 대상 지원 병원이다. 커뮤니티온콜로지네트워크는 지역사회 기반의 암 전문병원 연합이다. 작년 12월에는 미국국가종합암네트워크(NCCN)가 제시하는 열성 호중구감소증 예방 및 치료 지침(가이드라인)에 롤베돈이 포함됐다.스펙트럼에 따르면 4분기에 총 70개의 고객 계정이 롤베돈을 구매했다. 또 전체 진료소(clinic)의 약 22%를 차지하는 커뮤니티온콜로지네트워크 상위 3곳에서 롤베돈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톰 리가 스펙트럼 대표는 “출시 첫 분기 고객들의 롤베돈에 대한 초기 수용성에 만족한다”며 “경쟁이 치열하지만 매력적인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시장에서 참신한 제품으로 강력한 출시 전략을 구현하고 있다”고 말했다.이날 스펙트럼이 발표한 매출은 아직 감사를 받지 않은 추정치다. 공식 실적은 내달 발표할 예정이다.박인혁 기자 hyuk@hankyung.com
암젠이 미국에서의 첫 번째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암제비타’를 두 가지 가격으로 출시했다.31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휴미라의 미국 정가는 월 6922달러(약 854만원)다. 애브비의 휴미라는 지난해 3분기 누적으로 156억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암제비타는 휴미라 정가보다 각각 55%와 5% 할인된 두 가지 가격으로 출시됐다. 외신은 55% 할인 가격이 서류상으로는 좋아 보이지만, 리베이트 등 때문에 가격이 비싼 제품이 더 인기가 있을 수 있다고 전했다. 앞서 바이오콘과 비아트리스가 2021년 말 인슐린 바이오시밀러 셈글리를 출시했을 때 동일한 전략을 사용했다. 셈글리는 사노피의 인슐린 란투스의 첫 교차처방이 가능한 바이오시밀러다. 당시 브랜드 및 비브랜드 형식으로 출시됐다. 브랜드가 없는 제품은 란투스 정가보다 65% 저렴한 147.98달러로 도매가격(WAC)이 책정됐다. 당시 시장에 출시된 인슐린 중 가장 낮은 가격이었다. 브랜드가 있는 제품의 정가는 404.04달러로, 란투스 정가인 425.31달러보다 약간 저렴했다. 하지만 가격이 비싼 제품에 대해선 리베이트가 더 높아, 가격이 비싼 브랜드 제품이 더욱 인기를 끌었다. 이에 약국 등 지불인(payer)이 저렴한 제품을 제공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바이오시밀러 포럼의 줄리아나 리드 전무는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를 필요로 하는 환자가 접근할 수 있어야만 바이오시밀러의 비용 절감이 실현될 수 있다”며 “약국 등이 이익보다 환자를 우선시하고 모든 상업용 처방집에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를 포함해야 한다”고 말했다. 암제비타 출시 이후 올해 하반기엔 베링거인겔하임 노바티스 산도즈 오가논 화이자 마일란 코헤러스 프레지니우스카비의 휴미라 바이오시밀러가 출시될 예정이다. 국내 기업인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도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를 오는 7월 미국에 선보인다.김예나 기자 yena@hankyung.com
44조원(약 356억달러). 올해 미국에서 특허가 끝나는 애브비 ‘휴미라’와 존슨앤드존슨(J&J) ‘스텔라라’, 리제네론 ‘아일리아’ 등 3개 의약품의 2021년 글로벌 매출이다. 미국 머크(MSD) ‘키트루다’, BMS ‘엘리퀴스’ 등 메가 블록버스터도 2028년과 2026년에 특허가 풀린다. 의약품 특허 만료는 오리지널 제약사에는 위기지만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회사에는 기회다. 셀트리온 삼성바이오에피스 등 K바이오가 주목받는 대목이다. 美서 특허 만료되는 휴미라31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따르면 미국에서 승인받은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는 8개다. 휴미라는 류머티즘관절염 등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다. 2002년 출시된 뒤 2012년 세계 의약품 매출 1위에 올랐다. 이후 왕좌를 놓치지 않고 있다. 2021년 매출은 207억달러. 애브비 전체 매출의 40%에 이른다.미국 의약품 특허는 통상 20년간 보장된다. 블록버스터 의약품을 보유한 기업은 다양한 전략으로 특허 연장에 집중한다. 애브비도 마찬가지였다. 당초 2016년 특허가 끝날 것으로 예상됐지만 소송 등을 통해 유럽은 2018년, 미국은 올해까지 권리를 연장했다.유럽에서 특허가 풀리자 휴미라 점유율은 40% 수준까지 떨어졌다. 삼성바이오에피스 등의 바이오시밀러 제품에 밀리면서다. 미국에서도 매출 타격을 피할 수 없을 것이란 평가다. 고농도·교차 처방 등으로 차별화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시장 전쟁은 이미 시작됐다. 선두 주자는 암젠이다. 소송을 통해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암젠비타’를 31일(현지시간) 미국에 출시하기로 애브비와 일찌감치 합의했다. 베링거인겔하임의 실테조는 2021년 10월 휴미라와 교차 처방할 수 있는 첫 바이오시밀러로 FDA 승인을 받았다. 화이자의 아브릴라다, 비아트리스·후지필름교와기린의 훌리오, 코헤러스바이오사이언시스의 유심리, 프레지니우스카비의 이다시오 등도 오는 7월 1일 일제히 시장에 뛰어든다.국내 기업은 고농도 제품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오가논과 손잡은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첫 고농도 제품 하드리마의 시판 허가를 받았다. 셀트리온도 고농도 제품 유플라이마를 개발해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교차 처방을 위한 임상 3상 시험도 진행 중이다.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도 출격 대기연매출 91억달러인 스텔라라의 미국 특허도 올해 9월 끝난다. 휴미라 같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다. 알보텍·테바의 ‘AVT04’가 지난 1월 6일 첫 바이오시밀러로 허가받았다. 암젠의 ‘ABP654’도 임상시험을 끝내고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셀트리온 ‘CT-P43’, 삼성바이오에피스 ‘SB17’, 포마이콘 ‘FYB202’, 동아에스티·메이지세이카 ‘DMB-3115’ 등은 임상 3상을 마쳤다. 스텔라라 개발사인 J&J도 방어에 나섰다.황반변성 치료제 아일리아는 연매출 58억달러다. 국내 기업 중엔 삼성바이오에피스, 셀트리온, 삼천당제약 등이 바이오시밀러를 개발 중이다. 리제네론은 특허권을 2032년까지 확대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후발 주자들은 이를 깨고 출시 시기를 올해로 앞당기기 위해 소송전을 펼치고 있다.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