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동제약 "日서 승인받으면 국내도 먹는 치료제 출시할 것"
이르면 올해 하반기 국내서 생산한 먹는 코로나19 치료제가 출시된다. 일동제약이 일본 시오노기제약과 함께 개발하고 있는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물질 'S-217622'의 임상시험 절차가 마무리 단계에 이르면서다. 일본에서 부작용 논란이 불거졌지만 업체 측은 신약 개발 초기 단계에서 충분히 검토했던 사안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 치료제 국산화에 청신호가 켜졌다.

최성구 일동제약 사장(사진)은 14일 "일본에서 'S-217622'의 긴급사용승인이 결정되면 바로 기술이전 절차에 돌입할 것"이라며 "일본 승인이 난 뒤 3개월 정도 지나면 한국에서도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국내에 유통되는 먹는 코로나19 치료제는 미국 제약사 화이자의 팍스로비드와 MSD의 몰누피라비르 등 두 가지다. 일동제약이 S-217622를 국내서 생산하게 되면 한국에서도 처음으로 먹는 코로나19 치료제를 생산할 수 있게 된다. 최 사장은 기술이전 절차 등을 거쳐 올해 하반기께 한국이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생산국에 합류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일동제약은 일본의 시오노기와 함께 S-217622 임상 3상시험에 참여하고 있다. 일본 의약품 허가권을 갖고 있는 의약품의료종합기구(PMDA)는 이 후보물질을 일찍 허가 할 수 있도록 현지에서 임상 2상 시험이 마무리된 뒤 긴급사용승인 서류를 제출하도록 허용했다. 제출 서류를 검토하는 단계다.

S-217622의 임상 3상시험은 한국 일본 베트남 등에서 진행되고 있다. 국내 임상 3상 시험은 올해 5월께 마무리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 절차 등을 걸쳐 3분기께 사용 승인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PMDA에서 이보다 일찍 긴급사용승인을 결정하면 좀더 이른 시점에 사용 승인이 날 수도 있다.

전날 일본 언론들은 전임상 연구 결과를 토대로 임신부에게는 S-217622를 사용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최 사장은 "문제가 된 토끼 동물 모델 임상시험은 사람에게 투여하기 전 이미 보고된 데이터"라며 "신약 개발을 위해 거쳐야할 약물 독성 시험 결과가 와전된 것"이라고 했다.

앞서 시오노기 측은 S-217622의 약물 위험도 등을 확인하기 위해 강도 높은 전임상 시험을 시행했다. 뒤늦게 공개된 동물모델(임신 토끼) 시험 결과는 S-217622의 적정 농도를 확인하기 위한 초기 연구 결과였다.

임상시험 당시 연구진은 동물모델에 30㎎(저용량), 100㎎(중용량), 300㎎(고용량) 등의 약물을 투여하면서 부작용 발생 여부를 관찰했다. 그 결과 30㎎를 주입한 토끼는 별다른 이상을 보이지 않았지만 100㎎ 주입 모델에선 근골격계 부작용이, 300㎎ 주입 모델에선 저체중 부작용이 확인됐다. 이를 토대로 연구팀은 1kg 당 30㎎까지는 안전하다고 판단했다.

이후 시오노기 측은 S-217622의 용량을 125㎎으로 결정했다. 동물시험에서 안전성이 확인된 용량을 성인(60kg 기준) 투여량으로 환산하면 1800㎎이다. 안전성 기준엔 10분의 1에도 못미치는 용량으로 치료제 개발을 시작한 셈이다.

최 사장은 "의약품 개발 절차상 임신부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할 수 없는 데다 치료제에 사용된 용량도 상당히 적다"며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중 임신부를 대상으로 허가를 받은 제품은 없다"고 했다. 약물 독성을 확인하기 위한 동물시험 결과가 와전됐다는 것이다.

최 사장은 S-217622가 폭넓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초기 유행한 코로나19 우한 바이러스는 물론 알파 델타 오미크론 등 다양한 변이 바이러스에 효과를 보였기 때문이다. 오미크론 변이 사멸 효과는 다른 변이보다 높았다. 국내서 폭넓게 임상시험을 진행했다는 것도 강점으로 꼽힌다. 팍스로비드와 몰누피라비르 임상시험에 참여한 한국인은 10여명이다. S-217622는 국내서 200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전날 임상 부작용 소식이 전해진 뒤 하한가까지 급락했던 일동제약 주가는 이날 21.5% 오른 5만4900원에 마감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