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투자전문기업인 SK스퀘어가 자체 암호화폐를 발행한다. 메타버스, e커머스(전자상거래), 콘텐츠 등 전방위에 걸쳐 SK 정보통신기술(ICT) 서비스를 두루 연결하는 블록체인 기반 가상경제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SK스퀘어가 암호화폐를 발행하면 국내 10대 그룹 계열사가 암호화폐를 발행하는 최초 사례가 된다.

2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K스퀘어는 최근 암호화폐 사업 등을 담당하는 블록체인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해 암호화폐 발행 작업에 들어갔다. 연내 암호화폐 발행을 목표로 자체 법률 검토를 마쳤다.

SK스퀘어는 새 암호화폐를 관계사 SK텔레콤의 메타버스 서비스, 통신 기반 구독서비스와 연동할 계획이다. SK스퀘어 자회사인 11번가, SK플래닛, 티맵모빌리티, 콘텐츠웨이브 등 SK ICT 플랫폼 기업을 통해서도 암호화폐를 쓸 수 있게 한다. 대다수 암호화폐가 가상경제에 기반을 둔 것과 달리 암호화폐로 가상과 실물을 넘나드는 하이브리드 블록체인 경제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서다.

SK그룹 중간지주사 격인 SK스퀘어는 작년 말 SK텔레콤에서 인적분할 방식으로 독립했다. 이 회사는 출범과 동시에 가상자산거래소 코빗에 873억원을 투자해 지분 35%를 인수하는 등 블록체인·암호화폐 시장 진출을 준비해왔다.

국내외 암호화폐 시장은 관련 제도 미비, 시장 불안정성 등의 논란을 뚫고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금융정보분석원에 따르면 작년 말 국내 암호화폐 시장 규모는 55조2000억원에 달했다. 하루 평균 거래액은 11조3000억원으로 코스닥시장 거래대금(11조8500억원)과 맞먹는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