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내년 완공 예정인 저전력 친환경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세종 각’ 조감도.  /네이버 제공
네이버가 내년 완공 예정인 저전력 친환경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세종 각’ 조감도. /네이버 제공
정보기술(IT) 업계에 인터넷데이터센터(IDC)가 소모하는 전력량을 낮추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가 중요해지고 있는 가운데 IDC 전력 문제가 수면위로 떠오르면서다. IDC는 인터넷 서버가 모여 있는 이른바 ‘서버 호텔’로 IT 서비스를 빠르고 정확하게 제공하는 데 필요한 핵심 설비다.
IDC 전력 효율화 나서는 IT업계
'ESG 경쟁' IT업계, 데이터센터 절전에 사활
5일 IT시장조사업체 업타임인스티튜트에 따르면 글로벌 IDC 평균 PUE(전력량효율)는 2007년 2.5에서 지난해 1.59까지 낮아졌다. PUE는 데이터센터에서 사용하는 총 전력량을 IT 장비가 소비하는 전력량으로 나눈 값이다. 1에 가까울수록 IT 장비 외 불필요한 전력을 사용하지 않아 전력효율이 높다는 뜻이다.

국내에서도 PUE를 낮추기 위한 경쟁이 뜨겁다. 네이버는 ‘자연설계’를 내세우며 전력 효율화 전략을 내놨다. 내년 말까지 설립하는 IDC ‘각 세종’은 총 대지면적 29만3697㎡의 72%를 조경으로 확보할 계획이다. IDC가 받는 복사열을 낮추기 위해서다. 숲을 조성하면 서버를 식히기 위해 끌어들이는 외부 공기를 차갑게 할 수 있는 효과도 볼 수 있다.

이미 가동 중인 IDC ‘각 춘천’도 바람이 많이 부는 춘천 구봉산 자락에서 자연 바람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춘천에서 쌓은 자연설계 노하우를 세종에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남, 전남, 광주 등 여러 곳에 IDC를 설립하고 있는 NHN도 PUE 효율화에 나섰다. NHN은 ‘간접증발식 냉각장치’ 기술을 앞세웠다. 서버실과 외부 사이에 열교환기를 설치하고 물을 기화시켜 온도를 낮춘(열을 뺏긴) 공기를 끌어들이는 기술이다. NHN 관계자는 “간접증발식 냉각 기술은 NHN이 국산화에 최초로 성공했다”고 말했다.

삼성SDS는 착공 준비 중인 경기 동탄 HPC IDC에 폐열을 이용한 사무공간 냉·난방솔루션 등을 도입한다. 버려지는 열을 이용하기 때문에 추가 전력이 필요없다. 경기 안산에 IDC를 설립하는 카카오는 구체적인 전력 효율화 계획을 밝히진 않았지만 관련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 관계자는 “냉동기, 항온항습기 등 전력 효율화에 뒤처지지 않기 위한 기술을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ESG 평가에서 IDC 중요해져
이들 기업이 PUE에 집중하는 것은 IT 기업 ESG 평가에서 IDC 전력 효율화가 주요 아젠다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의 ‘2020 ESG 보고서’에 따르면 네이버 온실가스 배출량의 99%가 전력 소모 과정에서 발생했고 대부분이 IDC에서 나왔다. 김동수 한국생산성본부 지속가능경영단장은 “IT 기업의 ESG 평가는 IDC를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좌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네이버 각 춘천(PUE 1.09), 삼성SDS 상암 IDC(1.3) 등 일부 성공사례가 있지만 국내 IDC 효율화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기업지배구조연구원에 따르면 네이버의 지난해 ESG 평가등급은 B+(환경)A(사회)A+(지배구조), 카카오는 CA+A, 엔씨소프트 DB+A였다. 오덕교 한국기업지배구조연구원 연구위원은 “IT 기업들이 환경부문에서 그동안 성적표가 좋지 않았다”며 “최근 IDC 전력 효율화에 집중하고 있는 이유”라고 말했다.

구민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