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니퍼 다우드나 교수. 사진=연합뉴스
제니퍼 다우드나 교수. 사진=연합뉴스
‘유전자 가위’ 기술로 신약 개발을 하는 미국 나스닥 상장 회사들의 주가가 최근 급등하고 있다.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에 이은 차세대 기술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과 노벨화학상 프리미엄이 더해졌다는 분석이다.

21일(현지시간) 나스닥 시장에서 에디타스메디신은 전 거래일보다 29.89% 오른 83.66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이 회사 주가는 이달 들어서만 173.4% 올랐다.

2016년 2월 나스닥 시장에 상장한 에디타스메디신은 유전자 가위를 이용한 유전병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회사다. 이 회사는 미국 오리건보건과학대 의대 교수 연구진과 함께 유전자 가위를 망막에 전달해 선천성 희귀망막질환을 고치는 시도를 하고 있다. 레버선천성 흑암시라고도 하는 이 질병은 세계적으로 10만명당 3명 정도 발생하는 유전질환이다. 출생 시 또는 출생 직후에 실명을 일으킨다. 환자 중 16% 정도가 ‘CEP290’이라 불리는 유전자에 변이가 생겨 생긴 질병이다. 빛을 감지하는 역할을 하는 망막의 광수용체가 기능을 못하게 돼 시력을 잃게 된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를 치료할 수 있는 치료법은 없다.
美 나스닥 시장서 유전자가위 기업들 급등...그 이유는?
이 회사는 유전자 가위를 망막에 전달해 망가진 CEP290 단백질을 정상 단백질로 바꾸는 임상시험에 지난 3월 들어갔다.

2016년 10월 나스닥 시장에 상장한 미국 크리스퍼 테라퓨틱스도 이달 들어 31.4% 올랐다. 이 회사는 영국 버텍스 파마슈티컬과 함께 미국혈액학회에서 유전성 빈혈 환자 3명에게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시술을 해 확실한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인텔리아테라퓨틱스 역시 이달 들어 나스닥 시장에서 30% 이상 올랐다. 이 회사는 유전자 편집 기술을 이용해 혈우병 환자를 치료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인텔리아테라퓨틱스는 지난 9월 골드만삭스가 50% 이상의 주가 상승을 예상하며 매수 의견을 낸 세 개 종목 중 하나였다. 나머지는 비어 바이오테크놀로지와 펠로톤 인터랙티브였다.

유전자가위 기술은 올해 노벨상위원회가 노벨화학상 수상자로 유전자가위 기술의 선구자인 에마뉘엘 샤르팡티에 교수와 제니퍼 다우드나 교수를 공동 수상자로 선정하면서 관심이 높아졌다. 이들은 DNA의 원하는 부분을 자를 수 있는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를 개발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증권업계에선 미국 화이자·독일 바이오앤테크와 미국 모더나가 불가능의 영역이었던 mRNA 백신을 개발하면서 새로운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영향도 있다고 보고 있다. 한 바이오 전문 펀드매니저는 “내년을 이끌 차세대 기술이나 유행 측면에서 유전자가위가 부각을 받을 것이란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에선 얼마전 툴젠을 인수한 제넥신이 유일한 상장사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