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K웹툰 시대
한국 웹툰이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과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의 뒤를 잇는 새로운 문화 수출품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한국 웹툰이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를 겨냥하는 상품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 세계 12억 독자를 끌어모으며 지난해 말 뉴욕타임스가 선정한 베스트셀러 1위에 등극한 네이버웹툰 연재물 ‘로어 올림푸스’(그림) 등을 사례로 들었다.

한국 웹툰은 일본 등에서는 이미 큰 성공을 거뒀다. 카카오의 일본 웹툰 자회사 픽코마는 지난해 1월 월 매출 9600만달러(약 1175억원)를 달성해 비게임 앱 부문 세계 2위 매출을 기록했다. 구글 유튜브와 세계 최대 데이트 앱 틴더 등을 제친 것으로, 세계 1위 중국 동영상 공유 앱 틱톡을 코앞까지 따라잡았다.

2004년 설립된 네이버웹툰은 세계 75만 명의 작가와 8200만 명의 월간 활성사용자를 보유한 세계 최대 웹툰 플랫폼으로 우뚝 섰다. 사용자들이 네이버웹툰 앱에서 지불한 돈은 2019년 4억9200만달러에서 2021년 9억달러로 급증했다.

FT는 “웹툰을 바탕으로 제작한 TV시리즈물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서 인기 콘텐츠로 각광받으면서 웹툰이 주류 시장으로 진입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한국 웹툰 기업들은 미국 웹툰 시장의 주요 소비층인 젊은 여성과 10대 소녀들을 공략하는 방향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한국 웹툰 업계의 저력이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것은 아쉽다고 했다. FT는 ‘로어 올림푸스’의 작가 레이첼 스마이스가 고국인 뉴질랜드에서 한국 웹툰 기업에 취직했다고 하자 ‘낯설다’는 반응을 얻었다는 에피소드를 소개하며 “한국 웹툰 기업들이 아시아 이외 국가들, 특히 미국 시장을 공략하는 게 쉽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