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형 선고받고 복역 중…올해 83세, 페루서 가장 논란 많은 인물
페루, '인권범죄' 후지모리 전 대통령 건강악화 이유 재석방키로
인권 범죄 등으로 수감 중인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페루 대통령이 다시 자유의 몸이 된다.

페루 헌법재판소는 17일(현지시간) 후지모리 전 대통령에 대한 인신보호 청원(habeas corpus)을 받아들였다며, 지난 2017년 이뤄진 사면 결정을 되살린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83세 후지모리 전 대통령은 조만간 석방될 예정이다.

후지모리 전 대통령은 1990∼2000년 재임 중 페루에서 자행된 학살·납치 등과 관련해 지난 2009년 인권침해 혐의로 징역 25년 형을 선고받았다.

횡령과 뇌물 수수 등 부패 혐의도 유죄로 인정됐다.

2032년에나 형기를 마칠 예정이었으나, 지난 2017년 12월 페드로 파블로 쿠친스키 당시 대통령은 후지모리 전 대통령의 건강 악화를 이유로 사면을 결정했다.

탄핵 위기에 몰렸던 쿠친스키 전 대통령이 후지모리의 딸 게이코 후지모리가 이끄는 보수 야당과 거래해 사면과 탄핵 반대표를 맞바꿨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후 페루 법원은 2018년 10월 후지모리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을 취소했고, 후지모리 전 대통령은 다시 교도소로 돌아갔다.

그는 이달 초에도 심장 박동 이상으로 11일간 입원하는 등 재수감 이후에도 여러 차례 병원 신세를 졌다.

페루, '인권범죄' 후지모리 전 대통령 건강악화 이유 재석방키로
일본계 후지모리 전 대통령은 페루 현대 정치사에서 가장 논란 많은 인물 중 한 명이다.

수학 교수였던 그는 1990년 대선에서 깜짝 돌풍을 일으키며 노벨문학상 작가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를 꺾고 당선됐다.

취임 후 여러 개혁 조치를 도입하며 고물가에 시달리던 페루 경제를 안정시켰고, 무난히 재선에도 성공했다.

그러나 무리하게 3선 연임에 도전하는 과정에 부정 시비를 불러왔고 부패 의혹까지 불거지자 일본으로 도주해 불명예스럽게 임기를 마쳤다.

이후 페루 사법당국은 후지모리 전 대통령을 임기 중 좌익 반군을 소탕하는 과정에 벌어진 살인, 납치 등의 반인류 범죄 혐의 등으로 기소했고, 그는 2005년 칠레에서 체포된 뒤 2007년 페루로 송환됐다.

대를 이어 대권에 도전한 게이코 후지모리 민중권력당 대표는 당선되면 부친을 사면하겠다고 공약했으나 세 번째 도전인 지난해 대선에서도 페드로 카스티요 대통령에 근소한 차이로 패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