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잉원(蔡英文·여) 대만 총통은 최근 자신이 취임사에서 92공식(九二共識·1992년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각자 명칭을 사용하기로 한 합의)을 언급하지 않은데 대해 중국이 강하게 반발하자 대응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중국시보(中國時報)에 따르면 차이 총통은 취임식 당일인 지난 20일 저녁 국빈만찬(國宴·국연) 참석 전에 특별히 시간을 배정해 우자오셰(吳釗燮) 신임 국가안보회의 비서장 등과 만나 해당 문제를 논의했다.

차이 총통은 이 자리에서 취임사에 대한 중국 측 반응을 확인한 뒤 우 비서장에게 대응책 마련을 지시했다고 신문이 전했다.

당시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중공중앙) 및 국무원의 대만사무판공실은 차이 총통이 '92공식'을 명확히 인정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실현한다는 정치적 기초를 확인할 때에만 비로소 양안 간 제도화된 교류와 왕래가 계속될 수 있다"며 양안 교류 중단 가능성까지 내비쳤다.

이에 대만 국가안보회의 참모진은 20일 밤새 회의를 진행하고서 결과를 우 비서장에게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안보회의 참모진은 주말 이틀 동안에도 쉬지 않은 채 행정원 대륙위원회와 지속적으로 대책을 논의했다.

우 비서장은 21일 오후 다과회에 참석한 차이 총통에게 정세와 전략을 수시로 보고했다.

우 비서장은 21일까지 이틀간 차이 총통을 수행하면서도 국가안보회의, 대륙위원회 참모들과 휴대전화로 지속적으로 회의를 가졌다.

추추이정(邱垂正) 대륙위원회 대변인은 21일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과 해협양안관계협회의 발언 내용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며 "지속적이고 대안적인 소통을 진행하고 양안 대화와 연락 체계를 유지, 보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콩연합뉴스) 최현석 특파원 harris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