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경기침체가 계속되면서 최근 하버드대학을 포함 미국 동부의 명문대를 졸업하고도 취업을 못하는 일들이 비일비재하다. 이런 상황 속에 한 벤처 기업이 이들 아이비 리그 졸업생들에게 기본생활을 꾸려나갈 수 있을 정도의 돈을 벌 수 있는 정규직 또는 아르바이트 자리를 제공하고 있다고 해서 화제다. 하버드대 졸업생들이 대거 취업해 있는 인터넷 벤처는 스파크노츠(SPARKNOTES.COM)다. 이 벤처는 시험 때나 레포트 제출 때만 되면 골치를 앓고 있는 대학생들에게 자습서나 레포트에 활용할 수 있는 중요 학습자료를 전문적으로 서비스해 주는 기업이다. 22일 월 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스파크노츠의 20명 정규직 가운데 반이 넘는 11명이 하버드대 졸업생이다. 거의 300명이 되는 시간근무직이나 프리랜서 중 대다수 역시 하버드대 졸업생이다. 스파크노츠는 이 사이트에 들어오면 각 부분의 석.박사들이 일목요연하게 정리해놓은 자습서를 볼 수 있다고 선전하고 있다. 하버드대 4년 재학 때부터 스파크노츠와 인연을 맺어온 브라이언 필립스(25)는 호머, 예이츠 등 문인들에 대한 학습자료를 써주고 받은 돈으로 하숙비나 전기.수도료 등 기본생활비를 해결하고 있다. 이들은 학습자료 원고를 1만5천자 정도 쓰면 수백달러의 원고료를 받는다. 다트머스대를 지난 2000년에 졸업하고 보스턴의 한 컨설팅회사에 취직했던 매트블랜처드(23)는 경기침체로 권고사직을 한 후 스파크노츠에서 정규직으로 일하고 있다. 펜실베이니어주립대학에서 영문학박사과정을 마친 존 크로더(30)는 컨설팅회사와 광고회사 등에 이력서를 냈다가 취업은 안된채 바텐더를 하다 지금은 스파크노츠의 편집인을 맡고 있다. 하버드대의 취업서비스 관계자는 스파크노츠의 일이 나름대로 학교에서 배운 것을 그대로 활용하면서 분석능력, 작문능력, 지도능력 등을 필요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명문대 졸업생들에게 인기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스파크노츠는 하버드 재학생들이 만들었던 것으로 이 사이트가 워낙 인기가 있어 지난해 3월 미국 최대의 서적판매체인인 반스앤드노블이 인수했으며 이 체인점은올해말 스파크노츠의 인쇄판을 판매할 계획이다. 현재 스파크노츠 서비스는 무료이나 온라인광고를 통해 수입을 올리고 있다. (뉴욕=연합뉴스) 강일중 특파원 kangfa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