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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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증권가는 일제히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다고 평가했다. 다만 눈높이를 낮춰 잡지는 않았다. 증권사들은 주가가 이미 업황을 반영했다며 바닥에 이르렀다는 시각을 내비쳤다.

이날 주요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 리포트를 내놓고 종전 목표주가와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했다.

앞서 지난 7일 삼성전자의 3분기 잠정실적이 발표됐다. 연결 기준 매출액 76조원, 영업이익 10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직전분기 대비 2%, 23% 감소한 수치다. 이에 대해 '어닝쇼크'라는 평가가 제기됐다.

DS사업부가 실적 부진을 주도했다는 분석이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영업이익이 컨센서스 대비 1조원 이상 밑돌았는데 반도체 부진 외에 가파른 달러 강세에 따른 DX사업부(스마트폰·TV·가전 등)의 수익성 하락이 요인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증권가는 수요 개선 조짐이 보이지는 않아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금이 바닥을 형성해 가는 과정일 것으로 관측했다. 마이크론과 키옥시아의 공식적인 감산 발표를 시작으로 업계 감산 공조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반도체 업계에서 '감산'은 공급 측면에서 업황 바닥 신호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증권가 "'어닝쇼크' 삼성전자, 낮은 기대치 보다도 못해"
전문가들은 내년 하반기가 실적 개선 시기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키움증권은 디램 업황의 턴어라운드 시점을 내년 하반기로 예상하면서도 낸드가 내년 1분기 이후 업황과 가격 반등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올 4분기부터는 낸드 업황 개선 기대감에 따른 삼성전자 주가 반등세가 나타날 것이란 전망이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4분기 말을 지나며 디램의 업황 개선 가능성이 나타날 수 있으며 이럴 경우 삼성전자 주가는 강세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며 "톱 픽으로 매수 추천한다"고 밝혔다.

하이투자증권도 내년 3분기를 업황 회복 시기로 봤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디램 업계 생산 증가율이 고객 주문 증가율을 크게 웃도는 올해와 반대로 내년에는 업계 생산 증가율이 한자릿수대 중반에 그치고 고객 주문 증가율은 10%대 중반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내년 3분기부터 반도체 가격이 상승하고 업체들의 실적이 개선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