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Fed)이 내년 3월에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을 끝내고 내년 기준금리를 세 차례 이상 올릴 것임을 예고했다. 2023년 기준금리를 3회 더 인상해 2024년이면 기준금리가 연 2%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과도한 금리 인상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뉴욕증시는 강세를 보였다.

Fed, 내년 기준금리 3회 인상…3월 테이퍼링 끝낸다
Fed는 15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어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연 0~0.25%로 동결하고 테이퍼링 속도를 현재의 두 배 수준으로 높이기로 결정했다. 지난 10월까지 월 1200억달러였던 자산 매입 규모를 지난달부터 매달 150억달러씩 줄이다가 다음달부터 300억달러씩 축소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테이퍼링 종료 시점은 내년 6월에서 3월로 당겨진다.

Fed는 이날 기준금리 인상 전망도 공개했다. FOMC 위원들의 금리 전망을 점으로 표시한 점도표를 보면 18명의 위원 중 10명이 내년에 3회가량 금리를 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2명은 네 차례 금리 인상을, 5명은 두 차례 인상을 각각 전망했다.

대부분 FOMC 위원은 2023년 3회, 2024년에 2회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것으로 예상했다. 기준금리 수준은 내년 연 0.9%, 2023년 연 1.6%, 2024년엔 연 2.1%가량이 될 것으로 봤다.

그동안 시장에선 내년에 2~3회 금리를 올린 뒤 2023년 기준금리가 연 2%가량 될 것으로 점쳐왔다. 결과적으로 내년 금리 인상 횟수가 3회로 다소 매파적이지만 전체적으로 시장 예상에 부합한다는 평가다.

Fed는 미국 성장률 전망치를 내렸다. 지난 9월 FOMC 때 올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5.9%로 예상했다가 이번엔 5.5%로 낮췄다. 내년 성장률은 3.8%에서 4.0%로 높였다. 2023년부터 미국의 성장률이 2%대로 낮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인플레이션 강도는 더욱 강해질 것으로 우려했다. 지난 9월엔 개인소비지출(PCE) 기준으로 올해 물가상승률이 4.2%가 될 것으로 봤지만 이번엔 5.3% 상승으로 수정했다. 지난 10월 PCE 가격지수가 전년 동기 대비 5.0% 올라 3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앞으로 물가상승률이 더 가팔라질 것이란 얘기다. 이 때문에 Fed는 그동안 인플레이션을 ‘일시적(transitory) 현상’으로 규정해 왔지만 이날 FOMC 성명서에선 이 표현을 삭제했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FOMC 회의 이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물가상승률이 내년까지 높은 수준을 유지하다가 내년 말 Fed 목표치인 2%에 가깝게 내려갈 것”이라며 “경제는 최대 고용을 향해 빠른 진전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파월 의장의 간담회 내용이 알려진 뒤 뉴욕증시에서 3대 지수는 급반등했다.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1.08%, S&P500지수는 1.63% 각각 상승 마감했다. 나스닥지수는 2.15% 올랐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