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사진)이 올해 200억원 이상의 배당금을 받지 않기로 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고위 관계자는 12일 "박 회장이 최대 주주인 자신을 제외한 나머지 주주에게만 배당하는 차등 배당에 나서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최근 수익률이 회복되고 있지만 지난해 '인사이트'를 포함한 국내외 주식형펀드들의 수익률이 반토막나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입은 심리적 고통을 박 회장과 임직원들이 조금이나마 함께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박 회장은 올해 임직원들에게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고 연봉을 동결한 연봉 협상 자리에서도 이 같은 방침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박 회장은 지난해 그룹 계열사로부터 총 101억원,재작년엔 200억원의 배당을 받았다.

3월 결산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 3분기 말(2008년 4~12월)까지 1334억원의 순이익을 거뒀으며 지난 회계연도 전체로는 1500억원 정도에 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3년간 평균 배당성향(25.4%)에 따라 배당금을 지급할 경우 박 회장 몫(지분율 54.3%)은 206억원 수준이다.

이에 따라 박 회장이 지분 79.8%를 보유한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의 배당도 받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미래에셋맵스는 지난 3월 말까지 한햇동안 200억원 이상의 순이익이 예상돼 최근 3년간 배당성향(30.0%)을 감안한 그의 배당금은 39억원이다. 같은 기준으로 그룹 내 또 다른 계열사인 미래에셋캐피탈에서 나올 박 회장의 배당금도 18억원이어서 이들 3개사에서 모두 배당을 받지 않을 경우 총 263억원을 포기하는 셈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박 회장의 배당 포기를 통해 사내 유보되는 재원을 활용,올 사회공헌 예산을 지난해 5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늘려 금융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장학금으로 쓸 방침이다. 또 지난해 브라질 미국에 운용사를 설립,홍콩 싱가포르 영국으로 이어지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완성한 데 이어 지난달엔 브라질 현지법인의 자본금을 늘렸으며 이들 해외 현지법인을 확대 ·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