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립식 펀드라는 증시 부양의 신무기를 바탕으로 10년10개월만에 사상 최고점을 뚫어낸 2005년 증시는 조금 과장하면 아무 종목이나 사두면 오르는 '대박장세'를 연출했다. 아울러 최고점 기록 돌파에 어울리게 지금까지와는 다른 독특한 추세와 기록들을 양산, 2005년을 '한국 증시 재평가의 해'로 규정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한 해였다. 2005년 주요 증시 동향을 통계자료로 짚어본다. ◆ 지수 급등속 거래대금 72% 늘어 올 첫 거래일이었던 1월3일부터 폐장 하루전인 12월28일까지 코스피지수는 895.92에서 1,368.16으로 52.06% 상승했고 코스닥지수는 380.33에서 691.26으로 81.75%나 상승했다. '단군이래 최저금리'로 더 이상 예금으로는 수익을 낼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8.31대책'으로 상징되는 연이은 부동산 압박정책속에 시중의 풍부한 유동자금이 직접투자가 아닌 펀드를 통해 주식시장에 유입돼 주가를 힘차게 밀어올린 결과였다. 기관, 개인 할 것 없이 증시에 뛰어들면서 양 시장을 합한 일평균 거래대금은 4조9천390억원으로 5조원을 눈앞에 두면서 지난해(2조8천570억원)보다 무려 72.85%나 급증했다. 그러나 그간 시장의 변동성을 높이는 요인중 하나였던 지수선물은 투기적 거래자들이 줄면서 코스피200 지수선물의 일평균 거래량이 17만6천계약으로 지난해보다 21.02% 줄어들었고 일평균 거래대금은 12조2천370억원으로 2.30% 증가하는데 그쳤다. ◆ 기관 '큰 손' 부상..순매수 8조 과거 '외국인이 사면 오르고, 팔면 떨어진다'는 속설을 여지없이 깨부순 것도 2005년 증시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중 하나. 외국인 투자자들은 올 한 해 코스닥에서 6천558억원을 순매수한 것과 달리, 유가증권시장에서는 3조633억원의 누적 순매도를 기록했지만 코스피지수는 오히려 52%나 급등했다. 대신 투신권을 중심으로 한 기관투자가들은 펀드로의 자금유입을 바탕으로 유가증권시장에서 7조5천718억원, 코스닥시장에서 6천172억원을 순매수, 양 시장에서 1년간 8조원이 넘는 주식을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증시 활황만 오면 직접투자로 몰려들던 '개미군단'의 풍토도 크게 약화됐다. 일반인들의 관심이 펀드로 몰리면서 개인투자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7조9천190억원, 코스닥시장에서 1천915억원을 순매도, 대세상승 흐름에 뒤늦게 편승하던 과거와 판이한 행태를 보였다. ◆ 중소형주.내수업종 수익률 절정 2005년 증시는 '대세상승은 블루칩이 이끈다'는 증시의 고전적 명제마저도 반드시 옳은 것만은 아니란 것을 수치로 입증했다. 유가증권시장의 경우 대형주(시가총액 100위권)들의 상승률이 51.40%로,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52.06%)에도 미달한 반면, 중형주와 소형주가 각각 88.46%, 126.46%나 급등했다. 코스닥 역시 대형주 상승률이 58.49%에 그친데 비해 중형주(103.9%), 소형주(168.49%)는 평균적으로 연초 대비 2배 이상 주가가 급등하는 현상을 보였다. 대형주만 바라보던 외국인 투자자들의 발길이 뜸해진 반면, 중.소형주에 전통적으로 집중해온 개인은 물론, 수익률 제고를 노리는 각종 펀드들이 중.소형주 발굴에 주력한 결과였다. 업종별로도 블루칩 중심의 업종보다 중.소형주가 중심인 내수업종이 강세였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증시 활황을 바탕으로 증권업종(175.49%)이 최고 상승률을 보였고 섬유.의복(135.87%), 의약품(117.94%), 건설업(112.42%) 등이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인 반면, 지수 비중이 가장 큰 업종인 전기.전자업종은 상승률이 37.98%로 시장 수익률에 미달했고 통신업종(-2.32%)는 유일하게 연초보다 떨어지 업종이 됐다. ◆ 재벌그룹중엔 현대차그룹 '우뚝' 주요 재벌그룹 계열사들의 증시 판도도 재편됐다. 전통적으로 주식가치 최고봉이었던 삼성그룹 계열사들의 시가총액(142조원)은 연초 대비 50.82% 늘긴 했지만 같은 기간 26조원에서 50조원으로 93.78%나 불어난 현대차그룹에 비하면 빛이 바랬다. 이밖에도 현대중공업그룹의 시가총액이 연초 3조3천억원에서 7조원으로 129.12%나 급증하는 등 '범현대가'의 부상이 두드러졌다. 하지만 SK그룹은 주력인 통신주와 정유주의 주가 움직임이 둔화되면서 시가총액이 연초 29조3천억원에서 28조3천억원으로 3.35% 줄어들었다. ◆ 1천%대 상승종목 7개 테마주의 영향이나 각종 재료의 부상으로 주가가 1천% 이상 상승한 종목들도 7개나 등장했다. 유가증권시장의 동일패브릭(3천785.71%)이 전체 시장에서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고 코스닥에서는 팬텀(3천736.48%), 3SOFT(3천57.30%)가 3천%대 수익률을 보였다. 이밖에 코스닥시장의 여리(1천532.48%), 다스텍(1천247.53%), 쓰리쎄븐(1천17.82%), 플래닛82(1천5.41%) 등이 1천%대 상승종목 반열에 올랐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수 기자 jski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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