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장세'가 열흘째 지속되고 있다.


반면 개인투자자의 '팔자'공세는 멈추질 않는다.


중간 전황(戰況)은 개인의 판정승.개인은 저점에서 사서 고점에서 팔았지만,외국인은 쌀 때 팔고 이후 개인의 물량을 받아가는 형국이다.


그러나 이같은 분위기가 바뀔 조짐이다.


선물·옵션 만기일인 12일이 지나고 나면 개인이 방향을 정할 것으로 관측된다.


외국인의 매수세를 따를 것인지,아니면 더 관망할 것인지 개인 큰손들의 수읽기가 본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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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의 최근 매수세는 폭발적이다.


열흘 동안 계속해서 샀다.


뿐만 아니다.


매수강도가 엄청나게 강하다.


이 기간 동안 사들인 주식은 1조5천7백억원어치다.


연속 순매수일수로는 사상 22번째지만,매수강도로는 6번째다.


외국인의 매수세는 크게 두 가지 이유로 꼽힌다.


첫째는 정보기술(IT)주에 대한 인식의 변화다.


IT경기가 곧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돼 삼성전자를 필두로 IT관련주를 대량으로 사들이고 있다.


둘째는 한국증시를 짓눌렀던 악재들의 영향력이 감소했다는 점이다.


북핵문제,사스,카드채 등 연초에 악재가 동시다발적으로 터지면서 대형 펀드들이 한국에 대한 비중을 줄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악재들이 해소되거나 최소한 더 악화되지는 않고 있다.


이에 따라 대형펀드들이 다시 한국비중을 늘리기 시작했다.


물론 미국시장의 강세도 버팀목 노릇을 하고 있다.


외국인이 앞으로 얼마나 더 주식을 사들일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굿모닝신한증권은 외국인이 연초 매도물량만큼 다시 사들인다고 했을 때 삼성전자만 최소 7천억원어치 이상의 매수여력이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통상 삼성전자가 전체 매수규모의 절반 가량을 차지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1조원어치 이상은 더 사들일 수 있다는 결론이다.


삼성증권 오현석 연구위원은 "다우지수가 급락한 지난 10일에도 외국인이 삼성전자 등 IT주를 사들인 점은 많은 걸 시사한다"며 "대형펀드들이 편입비율을 재조정한 뒤 매수에 나서는 것이라면 당분간 주식을 계속 사들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문의는 많아졌는데 돈이 새로 들어오진 않고 있습니다." 대우증권 도곡동지점 이영창 지점장이 전하는 객장 분위기다.


부동산에 들어가 있던 자금이나,저금리로 인해 갈 곳 없는 돈들이 증시를 기웃거리기 시작했다고 이 지점장은 전한다.


그러나 본격적인 자금유입은 없고 아직은 눈치를 보는 수준이라고.


현대증권 영등포지점 관계자는 증시분위기를 "복잡미묘하다"고 진단했다.


삼성증권 FH청담점 김선열 지점장은 "570선에서 주식을 샀던 고객들이 일단 640선에서 대부분 차익을 실현했다"며 "이들은 시장을 일단 관망하며 매수타이밍을 노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많은 자금을 운용하는 고객 중에서 서서히 기지개를 켜는 움직임도 감지된다고 전했다.


김 지점장은 "최근 10억원 가량 운용하는 고객이 예탁금을 더 집어넣는가 하면 그동안 매매를 하지 않던 한 고객도 서서히 주식을 거래하기 시작하는 등 분위기가 바뀌는 조짐"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 매력을 느끼면서도 경기침체 등에 대한 불안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외국인이 강력한 매수주체로 떠올랐지만 이는 미국시장에 연동된 것일 뿐 한국시장을 사는 게 아니라는 시각이 많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마땅히 굴릴 데가 없는 돈이 증시 주변을 떠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큰손들이 외국인의 매수세를 따를 것인지,아니면 계속 관망할 것인지 두고볼 일이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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