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국내외환시장은 원화 환율이 엔화 환율과 외국인주식 투자자금에 의해 크게 영향을 받으면서 환율예측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하루 환율변동폭이 커지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도 수출기업을 중심으로 국내 기업들에 부담이 커지고 있는 상태다. 올해도 대내외 여건을 감안할 때 이런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외환당국의 입장 =원화 환율을 전망하기 위해서는 먼저 외환당국의 입장을 알아볼 필요가 있다. 현재 외환당국은 예기치 못한 환율변동 요인이 발생했다 하더라도 원칙적으로 원화 환율 움직임은 시장자율에 맡기고 있다. 외환보유고가 1천억달러가 넘어섬에 따라 추가 적립에 따른 기회비용이 만만치 않아 외화유입에 따른 완충능력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반면 환율이 급등할 때도 달러 매도 개입을 통한 외환시장 안정노력에도 미온적인 입장이다. 따라서 올해 원화 환율은 대내외적으로 환율변동요인이 발생하면 그때 그때 시장에서 흡수해 나간다는 것이 외환당국의 기본방침이다. 시기별 환율변화 요인 =많은 변수가 외환시장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나 대체로 1.4분기까지는 엔화 환율 움직임에 의해 원화 환율이 좌우되고 그 이후에는 외환수급요인이 관건이 될 것으로 외환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무엇보다 대외적인 여건이 안좋다. 현재 일본경제가 처한 여건을 감안할 때 지난해말부터 급격히 진행되고 있는 엔저 기조가 꺾여서 원화 환율의 안정요인으로 작용하기는 어려운 상태다. 올해도 연초 이후 한동안은 엔화 환율수준에 따라 원화 환율 움직임이 좌우되는 지난해말의 외환시장 모습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만약 최근에 일본 정부가 용인하는 마지노선으로 알려지고 있는 달러당 1백40엔선까지 엔화 환율이 올라갈 경우에는 원화 환율도 1천4백원선까지 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로서는 그럴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올해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4월을 고비로 외환시장의 모습이 크게 바뀔 가능성이 높다. 3월말 일본기업들의 회계연도 결산이 끝나고 국내경기가 회복될 경우 국내외환시장은 외환수급요인에 의해 환율수준이 결정되는 정도가 점점 높아지면서 원화 환율은 점진적으로 하락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외환수급 요인 =올해 외환수급요인을 따진다면 지난해보다 더 안좋은 한해가 될 가능성이 높다. 경상거래 측면에서는 경기가 회복될 과도기적인 단계(대체로 6개월 정도)에서는 수입증가율이 수출증가율을 앞질러 무역수지는 더 악화되는 것이 관례다. 주요 예측기관들은 지난해 95억달러 내외의 흑자를 기록한 경상수지가 올해는 절반 내외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체로 50억달러 내외의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는 것이 지배적인 시각이다. 결국 관건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외국인자금이 얼마나 유입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에 추가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은 지난해보다 안좋아 보인다. 증시에서 어느 정도 목표수익률을 달성한 데다 구조조정도 과도기적인 단계에서 선진금융기법을 갖고 있는 외국인들이 누릴 수 있는 이익도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올해는 경제기초여건면에서 획기적인 개선이 이루어져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에 추가적으로 자금을 투입을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야 지난해처럼 많이 유입될 수 있다. 대부분 예측기관들은 올 하반기들어 경기가 회복된다 하더라도 5%대 이상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이런 점에서도 한계가 있어 보인다. 원화 환율 전망 =따라서 올 2.4분기 이후 외환수급요인에 의해 국내외환시장 움직임이 좌우되는 여건이 형성된다 하더라도 원화 환율이 크게 하락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전망기관들은 1천2백원(올해말) 밑으로 떨어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동시에 환율변동폭이 커질 것으로 보여 환위험 관리에 특별히 신경써야 할 한 해가 될 가능성이 높다. 한상춘 전문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