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시장을 둘러싼 대내외 요인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수요가 몰리면서 환율이 한때 1,320원선을 넘어섰다.

그러나 역내에서의 움직임만으로는 추가 환율상승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이며 주말을 맞은 포지션 정리와 다음주 월말효과 등을 감안하면 오후장에는 하락압력이 상존할 것으로 보인다.

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0.90원 오른 1,319.50원에 오전 거래를 마쳤다. 초반 하락분위기에서 달러에 대한 가수요가 들러붙으면서 전날 마감가보다 위쪽 수준으로 올라섰다.

이날 환율은 달러/엔 환율에 대한 연결고리가 다소 끊어진 채 역내 심리와 가수요가 시장분위기를 이끌었다. 나스닥과 일본 닛케이지수 상승, 달러/엔 환율의 안정적 흐름, 국내 증시 호조 등 환율이 조정을 받을 수 있는 충분한 환경이 조성됐음에도 불구, 초반 약보합세에서 상승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최근 환율상승의 핑계요인인 달러/엔 환율은 한때 123.70엔대로 급등하며 달러/원 환율을 1,320.40원까지 올리기도 했으나 대체로 123.30∼123.50엔대의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닛케이지수는 이날 오전 기술주 중심의 강세를 보이며 전일보다 202.97포인트, 1.58% 오른 1만 3,056.94로 거래를 마쳤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엔이 안정된 양상을 보임에도 달러/원 환율이 일방적인 상승세를 보였다"면서 "은행권의 달러매도초과(숏)포지션 전환을 위한 달러되사기와 업체매수가 기세등등하게 이뤄지면서 결국 1,320원을 상향돌파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역외에서 움직임은 조용해 언제든 하락할 수 있는 여건은 충분히 조성된 것으로 보인다.

이 딜러는 "달러/엔이 안정되고 역외에서 매도세로 돌아선다면 충분히 폭락세를 보일 가능성도 있다"면서 "역외매수를 동반하지 않고 있는 현재의 상승세는 불안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달러/엔 환율이 추가상승하지 못한다면 이 수준에서 달러를 사기엔 어려워 1,320원을 넘기어렵다"면서 "주말이고 다음주 월말과 분기말효과 등을 감안하면 오후장 막판에 달러팔기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환율은 전날보다 4.60원이 낮은 1,314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거래직후 한동안 하락했으나 은행권이 달러되사기와 업체들 결제수요가 나오면서 강하게 반등했다. 1,320원을 축으로 한 움직임을 지속했다.

이날 외국인들은 12시 17분 현재 거래소에서 823억원의 순매수를, 코스닥시장에서 61억원 순매도를 기록중이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