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신탁회사들이 9월들어 ''갑자기'' 코스닥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7일까지 거래일 기준으로 5일 연속 순매수했다.

규모는 하루 1백억원 안팎으로 큰 편은 아니지만 날마다 주식을 팔아대던 지난 8월과 비교하면 엄청난 변화다.

투신권은 사실 지수하락의 주범이라고 비판받을 정도로 순매도로 일관했었다.

외국인과 개인의 매수의지 마저 꺾어놓을 정도였다.

외국인은 지난달에 7백4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개인투자자들은 단 이틀을 빼고 주식을 사들였다.

그러나 투신권은 무려 3천4백억원어치를 내다팔았다.

투신은 왜 ''팔자''를 멈추고 ''사자''로 돌아선 것일까.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이제는 살 때가 됐다''고 말한다.

투신이 그동안 주식을 팔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두가지다.

첫째는 환매에 대비한 현금확보다.

두번째는 수급불안등 향후 장세에 대한 우려를 꼽을 수 있다.

하지만 현 국면에서는 두가지 우려가 어느정도 해소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우선 지난달로 환매는 상당히 진행됐으며 주가가 워낙 떨어져있어 환매요구도 들어오지 않고 있다는 게 투신관계자들의 이야기다.

또 수급에 대한 불안이 어느정도 사라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기적으로는 오는 11월까지 신규공급 물량이 별로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정부의 유·무상증자억제,대형업체의 코스닥진입장벽강화 등이 수급의 숨통을 틔워줄 것으로 분석된다.

만성적인 수급불안의 연결고리가 끊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것.

여기에 최근 투신의 입맛을 당기게 하는 요인도 부상했다.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주가가 워낙 떨어졌다는 것."추석이후에 장세회복을 점치는 시각이 많고 현재 주가가 바닥권에 진입한 것으로 보여 매수에 나서고 있다"(한국투신 윤성일 주식운용부장)는 설명이다.

그동안 팔아치우는데만 급급해 현재는 코스닥주식을 거의 들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저점매수를 시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대신증권 투자정보팀 나민호 팀장은 "오는 12월로 예정된 선물지수의 도입에 따라 투신권이 조만간 선물지수 편입가능종목에 대한 선취매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며 "특별한 변수가 없다면 지난달과 같은 투신권의 매도공세는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투신권의 매수세가 지속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거래소시장의 소나기를 피해 잠깐 코스닥에 머무는 것이라는 지적도 있는가하면,지수가 바닥권에 있고 시장환경이 개선되고 있다는 점에서 매수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섞인 분석도 나온다.

시장을 붕괴의 위험으로까지 몰고갔던 투신권이 과연 코스닥의 구세주로 변신할 것인지 두고봐야 할 것같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