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1일부터 20일까지 무역수지가 20억8000만달러 적자를 나타냈다.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적자를 기록하고 2월에 흑자 전환했던 무역수지가 다시 악화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관세청이 21일 발표한 ‘3월 1~20일 수출입실적’에 따르면 이 기간 수출은 372억560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10.1% 늘었다. 수입은 393억3400만달러로 18.9% 증가하며 수출 증가폭을 뛰어넘었다.

반도체(30.8%), 석유제품(79.0%), 무선통신기기(8.1%) 등의 수출이 작년 대비 증가하는 등 승용차(-18.1%)를 제외한 주요 품목의 수출 호조세는 계속됐다. 하지만 에너지 가격 급등과 환율 상승(원화 가치 하락)으로 에너지 수입액이 급증했다. 원유 수입이 57.8%, 가스는 114.3% 늘었다. 러시아로부터 에너지 수입도 늘고 있어 국제 사회의 제재에 따른 변수도 커질 전망이다. 관세청 관계자는 “나프타와 석탄을 중심으로 러시아로부터의 수입액이 31.8%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무역수지는 통상 월초에 악화됐다 월말로 갈수록 회복되는 흐름을 나타낸다. 상당수 수출기업이 실적을 월말에 신고하는 데 따른 결과다. 하지만 겨울철에 비해 에너지 수입이 줄어드는 3월 1~20일 누적 무역수지가 적자를 나타낸 것은 이례적이다. 물론 이달 남은 기간 동안 수출 신고가 늘며 무역수지가 흑자 전환할 수도 있다.

올해 연간 누적 기준으로는 이달 20일까지 수출은 1466억달러, 수입은 1526억달러로 60억달러 무역수지 적자를 나타냈다. 1월 48억달러 적자, 2월에 8억달러 흑자를 올린 데 따른 결과다. 정부 관계자는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수출입 변동성이 커져 과거 추세로 이달 실적을 예상하기 힘들다”며 “수출 호조가 지속되고 있어 다행이지만 월간 기준 무역 흑자를 장담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