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홍콩의 통화 방어를 위한 실탄인 외환기금이 7년 만에 처음으로 손실을 기록했다.

홍콩금융관리국(HKMA·중앙은행격)은 작년 외환기금이 183억 홍콩달러(약 2조8천100억 원) 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고 명보(明報) 등 현지 언론이 23일 보도했다.

2014년 447억 홍콩달러(6조8천700억원)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서며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이후 7년 만에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1993년 HKMA 설립 이후로는 두 번째로 큰 손실이다.

투자수익률은 -0.6%였다.

외환기금이 손실을 기록한 것은 대규모 외환 손실과 증시 투자분의 수익률이 미미했기 때문이다.

최근 HKMA는 10년 만에 처음으로 홍콩달러 약세를 방어하기 위해 외환기금을 투입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홍콩달러 가치는 지난 20일 한때 달러당 7.8243 홍콩달러 수준으로 떨어지며 2007년 8월 이후 8년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노먼 찬(陳德霖) 홍콩금융관리국(HKMA·중앙은행격) 총재는 작년처럼 불리한 금융 환경 외환기금의 손실 규모가 다른 시장 지표들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괜찮은 편이라고 말했다.

찬 총재는 최근 홍콩달러 약세에 대해 "HKMA가 달러화 페그제를 바꿀 의사가 없으며 페그제를 방어할 것"이라며 지난 수년간 홍콩에 유입된 핫머니(단기 투기성 자금) 1천300억 달러(155조8천700억 원) 중 일부가 작년 12월 미국의 금리 인상 이후 빠져나가기 시작한 상황에서 홍콩달러가 약세를 보이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작년 외환기금 규모는 3조4천200억 홍콩달러(526조302억 원)로 전년보다 2천800억 홍콩달러(43조668억 원) 증가했다.

(홍콩연합뉴스) 최현석 특파원 harris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