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과 9월에 한반도를 강타했던 태풍과 장마는 국내 경제에 어느 정도의 영향을 미쳤을까. 한국은행은 22일 3·4분기중 기상재해로 인해 경제성장률이 당초 전망치에 비해 0.3∼0.8%포인트가량 낮아졌다고 분석했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 8월 한 달 동안 야외작업이 불가능한 수준인 10㎜이상의 비가 내린 날은 평균 14.9일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8월(4.3일)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이다. 3·4분기 전체적으로도 지역별로 10㎜이상의 강우량을 기록한 날이 17∼20일에 달해 지난해 같은 기간(9∼17일)보다 많았다. 태풍 역시 지난해에는 단 한 번도 타격을 주지 않았지만 올해는 '루사'와 '라마순' 등이 차례로 한반도를 할퀴고 지나갔다. 최춘신 한은 국민소득통계팀장은 "올 3·4분기에는 통상적인 수준보다 장마기간이 길었고 태풍의 피해정도도 예상을 훨씬 웃돌았다"고 말했다. 반면 4·4분기에는 이같은 기상재해가 오히려 성장률 측면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설명이다. 추가경정예산 4조1천억원을 포함해 총 5조5천억원의 자금이 수해복구에 투입돼 성장률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정부의 복구자금은 GDP 항목 가운데 '정부소비'와 '건설투자'부문의 수치를 높일 것으로 한은은 분석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