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공기업의 열쇠 '코포레이트 벤처링' ] 서병도 < 상무 > 사내벤처같은 기업벤처링(Corporate Venturing)을 잘해서 마침내 회사의 원형질을 바꾼 신화적인 예로 우리는 흔히 핀란드의 노키아를 든다. 이 회사는 지금 세계 최고의 무선통신기술업체로 꼽히지만 1865년 출범당시엔 산에서 벌목을 해서 종이를 만드는 제지회사였다. 노키아가 제지회사에서 무선통신기술회사로 탈바꿈하는 과정에서 사내벤처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것이 주효했다. 어떤 기업이든 갈수록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원가절감이나 생산성 향상은 물론 사업다각화 즉, 새 제품을 만들어내고 새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는 것쯤은 상식적으로 알고 있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전통적으로 기존 사업 토대 위에 부문별 경영혁신 프로그램 등으로 변신을 꾀하지만 결과는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그렇다고 해서 전사적인 인력과 자금을 걸고 함부로 새 영역에 도전하는 것도 무모하다. 이런 상황에서 사내벤처를 비롯한 기업벤쳐링(Corporate Venturing)이 해법으로 등장한 것이다. 오늘날 성공적인 변신을 했거나 위기를 잘 극복했다는 평가를 받는 세계 일류기업들은 대부분 이 작업을 잘 한 케이스로 보면 된다. 기업벤쳐링은 무엇인가. 기업이 내부의 인력과 자산을 바탕으로 새 사업을 전개하는 것을 말한다. 이를 통해 성장이 한계에 달한 분야는 버리고 새 분야를 키우는 것이다. 이는 기업혁신의 기폭제 역할을 하게 되고 주주가치도 크게 높아질 수 있다. 이런 기업벤처링을 전략적이면서 장기적으로 도모해 나가면 굴뚝기업도 벤처기업같은 성장을 이룰 수 있고 노키아처럼 마침내 회사의 근본까지 완전히 새롭게 바꿀수 있다. 기업벤처링은 기존 분야의 반발과 상실감을 최소화하면서 새 유망분야로 기업역량을 집결시키는 탁월한 수단이다. 기업벤쳐링은 기존 기업의 상황이나 신규투자환경 등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기업 내부에 창업지원센타를 설립하거나, 투자를 전담하는 독립 벤쳐그룹을 만들거나, 내부의 특정부문을 분리 독립(Spin-out)하거나,신규 사업부를 신설하거나, 다른 회사와 합작형태로 (Joint Venture) 새로운 사업을 하는 등 다양하다. 글로벌경쟁이 확산되면서 기업벤처링 추세는 최근 몇 년사이 속도를 더하고 있다. 벤처투자를 한 기업의 수와 투자금액이 21세기의 전환점에서 급격하게 늘어났다. 미국의 경우 과거 10년간의 벤처투자금액중 91%에 해당하는 액수의 투자가 최근 5년내에 이뤄졌으며 2000년의 경우 약 1백95억달러였다. 이중 96억달러는 상위 50개 회사에서 투자된 금액이다. 2001년도의 추정 투자금액은 87억달러 정도로 비록 온라인중심의 닷컴회사에 대한 회의와 더불어 급격하게 냉각, 위축됐으나 여전히 98년의 규모의 세배에 해당하는 정도로 활발하게 기업벤처링은 현재도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기업벤처링은 우선 분명한 전략목표를 세워야 성공한다. 어떤 전략목표를 세우느냐에 따라 전개방법과 평가방법에서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미국의 JP모건은 랩모건(Labmorgan)이란 벤처를 설립해 전자상거래상의 금융서비스에 대한 새로운 사업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신속하게 사업화해 금융서비스의 미래상을 점검하는 기회로 삼고 있다. 영국의 버진 그룹(Virgin Group)은 버진이라는 브랜드에 근거한 여러 벤처사업(와인, 신부, 콜라, 레코드, 항공)을 출발해 새사업의 영역을 확장하고 이중 몇몇 사업의 수익성이 높아지는 등 성공을 거두고 있다. 기업벤처링 성공법 액센츄어는 최근 기업벤쳐링 방법론을 개발했다. 액센츄어가 제시하는 성공원칙을 보자. 첫째 투자위험을 줄이기 위해 짧은 시간에 비교적 작은 규모의 투자를 하라. 둘째 엄격한 벤처를 출범시키는 즉시 재무통제를 병행하고 고정비를 최소화하며 현금소진율(burn rate)을 신중하게 관리하라. 셋째 신설 벤처의 주주 등 모든 이해관계자들이 만족하는 벤처 리더십(경영주체)을 빨리 확립하라. 넷째 새사업에 적합한 경험과 우수한 자질을 갖춘 인력들로 벤처팀을 구성하고 주기적으로 성과를 점검하라. 사내벤처가 실패하는 이유 첫째 모기업, 벤처링 그룹(투자기관), 그리고 벤처회사 사이에 주로 전략적인 목적과 경영주도권에 대한 갈등이 야기될 수 있다. 예를 들면 모기업은 벤쳐링을 통해 기존 사업에서의 원가절감을 기대하는 반면 벤처링 그룹은 목표 투자수익률에 집착한다. 한편 신생벤처회사는 목표 매출과 신장률에 의해 성과평가를 받아야 하므로 모기업에 제공하는 서비스나 제품 가격을 높이는 유혹에 빠져 마침내 모기업의 원가를 높여 놓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둘째 사업수행에 필요한 경험과 노하우를 갖춘 인력을 선발하지 않고 내부인력에 주로 의존해서 벤처를 출범시키는 경우가 많은데 실패의 지름길이다. 포천지 선정 2백대 기업 35개사가 투자한 68개 벤처사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이같은 이유로 40% 정도가 적자를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셋째 벤처를 벤처답게 하지 않고 마치 기존회사의 사업부처럼 운용하는 것도 실패 요인이다. 이를 테면 내부 프로젝트처럼 장기적인 관점에서 사업계획을 수립하고, 이에 근거한 충분한 자금을 확보한 뒤 정해진 수순에 따라 사업을 진행해서는 벤처의 특징을 살릴 수 없다. 벤처 고유의 모험가적인 경영과 신속한 의사결정, 발빠른 방향전환이 실종되어 성과를 보기도 전에 자금고갈로 결국 도산하는 경우가 많다. [ 정리=기획취재부 ] --------------------------------------------------------------- 한국경제신문사 주최 세계 9대 컨설팅사 전문가 초청 '불황타개=글로벌 경영전략' 강좌가 오는 9월15일부터 12월8일까지 열립니다. 참가문의 및 신청접수 한국 컨설팅협회 3424-6725,6133(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