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류제품가격이 불과 2주동안 4차례에 걸쳐 인하되는등 정유업계의
값내리기싸움이 과당출혈경쟁으로 이어지고 있다.

SK, LG칼텍스, 한화에너지 및 쌍용, 현대정유는 1일 0시부터 휘발유와
등,경유 및 벙커C유의 공장도값을 리터당 60-1백20원까지 인하했다.

제품별 인하폭은 휘발유가 1천1백67원에서 1천47원으로 1백20원 내렸으며
등경유가 6백86원 안팎에서 5백83-5백84원으로 약 1백원씩 인하됐다.

이에따라 석유류제품 값은 지난달 15일 휘발유가 리터당 50원 인하된 것을
시작으로 지난달 20, 21일과 이번인하에 이르기까지 2주간 네차례나 연쇄적
내렸다.

정유사들의 최근 인하경쟁은 출혈싸움의 양상마저 보이고 있어 에너지
안정수급기반의 타격을 우려하는 소리가 안팎에서 높아지고 있다.

정유사들은 환차손누적에 따른 극심한 경영난 속에서 쌍용등 한업체가 값을
내리면 타업체들도 즉각 이를 따라가는 치열한 눈치싸움을 거듭하고 있다.

유가산정시의 원화달러기준환율은 지난 1월말이 1천4백82원이었으며 지난달
중순 1천6백40원대로 올라 고환율추세가 지속되고 있으나 제품값은 오히려
더 낮아지는 기현상을 보이고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들은 "현재의 싸움이 과열인 것은 분명하지만 시장방어를
위해 따라서 값을 내리지 않을수 없다"며 "이래저래 죽을 맛"이라고 털어
놨다.

한편 이같은 출혈경쟁의 배경에는 향후 국제원유시세와 환율에 대한
정유사들의 낙관적인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정유사들은 이라크사태 해결과 환율의 안정추세에 따라 앞으로 도입될
원유의 가격이 더 떨어질 것으로 보고 ''시장지키기''를 서두는 것으로 풀이
되고 있다.

<양승득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