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식 부총리주재 은행장회의가 끝난후 윤증현 재경원 금융정책실장은
"일시적인 자금난을 겪는 기업을 방치할 수만은 없다는게 은행장들과
재경원의 공통된 인식이었다"며 "주거래은행 중심으로 협조융자를 할 수
있도록 은행간 자율협약을 만들기로 했다"고 회의결과를 설명했다.

-협조융자 협약을 만드는 배경은.

"기업이 적극적으로 자구노력을 전개하고 금융지원이 이뤄진다면 일시적
으로 자금난을 겪는 기업은 살아남을 수 있다고 본다.

한계기업의 정리는 사실상 끝났기 때문에 현재 남아있는 기업은 경쟁력이
있다.

최악의 상황은 끝났다.

적어도 흑자부도는 막아야 한다"

-부도유예협약이 있지 않은가.

"협약은 적용기간이 2개월로 너무 길고 일단 협약에 들어간다는 소식이
전해지면 금융기관들이 자금회수에 나서기 때문에 해당기업을 살리기
어려운게 사실이다"

-협조융자도 마찬가지가 아니냐.

"은행에서 돈을 내주어 다른 금융기관의 빚을 막아주는 일은 없을 것이다.

2.3금융권에 어음교환을 자제토록 하는 방안도 강구중이다"

-협약은 어떻게 만들어지나.

"시중은행 간사인 상업은행이 중심이 돼 8개은행이 일주일안에 협의를
통해 협조융자 시스템을 도출할 것이다"

-부도유예협약은 폐지하는가.

"그대로 존치된다.

한보나 기아같은 대형기업에는 부도유예협약을 적용하는게 낫다고 본다"

-정부가 적극 개입하기 시작했는데 그간의 시장경제원리는 포기하는가.

"시장경제원리는 영원히 지켜야할 원칙이다.

남은 기업들의 부도를 방치하는 것은 은행에게도 큰 손실이 돼 돌아온다.

시장경제원리를 보완한다는 차원이다"

-구조조정을 지연시키는 것은 아닌가.

"치유도 중요하다.

모든 제도와 시스템에는 일장일단이 있다"

-기아문제는.

"법정관리를 왜 빨리 추진하지 않느냐는 의견들이 많았다.

화의는 우선변제권이 없으므로 기아정상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재확인했다"

< 이성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