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부조리, 인터넷으로 근절한다"

공직사정을 담당하는 감사원이 인터넷에 "사이버 감사원"(http://www.bai.
go.kr)을 개설했다.

감사행정이 우리 사회에 도도히 흐르고 있는 정보화 물결을 타고 있는
것이다.

감사원이 인터넷에 홈페이지를 개설한 것은 국내외 네티즌에게 감사원의
업무를 소개하고 민원을 받자는 취지.

특히 해외동포들의 하소연을 듣자는 뜻에서 시작됐다.

당연히 영문으로도 서비스된다.

감사원 홈페이지는 감사원 업무소개, 감사처리결과, 민원접수 게시판 등으로
구성됐다.

이를 검색하면 감사원의 전반적인 업무 파악은 물론 공직과 관련된 민원을
온라인으로 제기할수 있다.

가장 눈길을 끄는 코너는 민원접수 게시판.

인터넷 이용자들이라면 누구든 이를 통해 억울한 사정을 호소할수 있다.

작년 12월26일 감사원 홈페이지가 개설된후 50여건의 민원이 접수됐다.

민원은 공무원들의 비리 등을 신고하는 내용이 대부분.

그런가 하면 참된 공무원을 소개하는 장문의 편지를 보내는 사람들도 있다.

이중 미국 뉴저지에 거주하는 한 교포목사는 최근 감사원장 앞으로 전자우편
을 보내왔다.

그는 "주위의 한 교포가 지난 86년 조달청 비리 사건에 억울하게 연루돼
해직, 이곳 뉴저지에 있다"며 "문민정부가 그의 명예를 회복시켜줄수 없느냐"
고 물어왔다.

감사원은 이 사연을 받고 당시 사건을 추적, 현재 내용을 검토중이다.

민원접수의 생명은 민원인의 신분보장.

감사원은 민원인의 신원을 보호하기 위해 감사원의 민원담당 직원에게만
비밀번호를 줘 민원내용을 검색토록 했다.

담당자도 주기적으로 바뀌고 비밀번호도 수시로 변경된다.

일반인들은 민원을 접수할수 있을뿐 어떤 민원이 접수됐는지는 알수 없다.

감사원 관계자는 "최근에는 한보사태와 관련된 공직부조리를 성토하는
내용이 많이 접수되고 있다"며 "감사원은 인터넷 민원을 서류 민원과 똑같이
처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감사원 홈페이지는 직접 감사를 담당하는 직원들에게도 유용하다.

선진국의 감사기법을 검색할수 있는 코너가 마련돼 있어서다.

특히 미국 감사원은 환경 교통 국방 등의 여러 분야로 나눠 매일 감사보고서
를 인터넷에 게시, 감사동향을 제시해주고 있다.

이밖에도 일본 호주 네덜란드 등의 감사행정도 검색할수 있다.

감사원 홈페이지는 국내에 머물렀던 우리나라 감사행정 영역을 세계로
넓혔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 한우덕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