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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후 싱크탱크, ESG 의무공시 로드맵 초안 '수정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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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시시기·공시대상·공시채널 등 문제 제기
    법정공시 전환, 제3자 인증 도입 등 개선 필요
    [한경ESG]
    기후 싱크탱크, ESG 의무공시 로드맵 초안 '수정 필요'
    기후 관련 싱크탱크·시민단체들이 금융위원회가 지난달 25일 발표한 ‘ESG 의무 공시 로드맵 초안’이 글로벌 흐름과 속도에 뒤처진다며 로드맵 수정 의견을 제기했다.

    더불어민주당 기후행동의원모임 ‘비상’, 국회ESG포럼 민병덕 공동대표 그리고 기후·ESG 싱크탱크인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녹색전환연구소·플랜1.5·기후변화청년모임 빅웨이브는 26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로드맵 초안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앞서 금융위는 2028년(FY27)에 연결자산총액 30조 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를 대상으로 거래소 공시로 일정 기간 동안 시행한 후 법정공시인 사업보고서 공시로 전환하고, 기타 간접 온실가스 배출량인 스코프 3(Scope3)는 3년 유예한 2031년(FY30)에 의무화한다는 방안을 제시한 바 았다.

    기자회견 참여기관들은 “제조업 비중이 높은 수출기업이라는 특수성에 기반해 기업의 ‘단기적 부담’만을 충실히 반영한 설계된 안”이라며 “공시시기·공시대상·공시채널·스코프 3 등 모든 면에서 글로벌 흐름에 한참 뒤처진다”고 비판했다.

    이들 기관은 우선 공시시기와 공시대상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연결자산총액 30조 원에 해당하는 코스피 상장 기업 수는 58개밖에 되지 않으며, 그나마도 금융기관이 29개를 차지한다. 전환 촉진의 대상이 되는 다수의 기업들과 산업을 포괄하지 못한다.

    반면, 유럽연합(EU)·영국·캐나다·일본·중국·호주 등은 우리나라보다 공시시기가 빠르며, 최초 공시대상도 월등히 많다. 공급망 경쟁국인 일본은 2027년(FY26)에 약 172개, 2028년(FY27)에는 약 343개로 증가한다. 중국도 공시의무화 최초 시점인 2026년(FY25)에 약 458개에 이른다.

    이종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사무총장은 “문제는 거의 모든 나라들이 2030년까지는 계획했던 공시가 완료되는 반면, 우리나라는 아무리 빨라도 2033년(FY32)에야 코스피 상장사 전체로 확대된다”며 “ESG 정보의 공백 상태에서 국제적인 ESG 자금은 공시가 투명한 나라의 기업으로 이동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리고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 현황(67%), CDP 응답(62.3%),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와 목표관리제 포함(174개) 등을 고려하면 연결자산총액 2조 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약 223개)부터 의무공시를 시작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수용성이 문제라면 5조 원 이상(약 156개)부터 시작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는 대안을 제시했다. 5조 원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하는 ‘공시대상 기업집단’의 기준선이기도 하다.

    스코프 3는 기업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평균 75~80%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기후대응을 위한 핵심 배출량이다. 금융위는 측정·산정 등의 어려움을 들어 3년 유예한 2031년(FY30)부터 의무공시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그러나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는 1년 유예를 제시했고, EU는 유예기간이 없다. 캐나다 3년을 제외한 영국, 호주, 일본은 1년, 미국 캘리포니아 주는 180일~1년이다. 중국은 자율공시 유도부터 시작하여 2030년에는 모든 의무공시 대상 기업에 확대된다. 한국 기업들의 스코프 3 공시역량도 부족하지 않다는 근거도 있다. 스코프 3를 CDP에 보고하는 한국기업은 2023년 127개, 2024년 158개, 2025년에는 222개사로 급증했다. 이들 기업은 스코프 3의 15개 카테고리 중 평균 8개 항목을 이미 산정해 보고하고 있다.

    한수연 플랜1.5 정책활동가는 “스코프 3의 3년 유예는 국제기준과의 정합성을 유지하겠다는 취지와 부합하지 않는다”며 “대부분의 나라들은 스코프 3 공시를 ‘처음에는 느슨하게 나중에 강화’가 아니라 처음부터 법적 예측성을 높이는 방법을 채택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더불어 참여기관들은 거래소 공시 후 법정공시로의 전환한다는 금융위의 공시채널 방안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거래소 공시는 한국거래소와 상장회가 간 계약관계에 근거한, 구조적으로 ‘약한 공시’로, 우선 정보의 신뢰성이 법정공시보다 떨어지고 형사적 처벌 가능성이 없어 ‘ESG 워싱’의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재무제표와의 연계성 또한 약하다. 때문에 글로벌 투자자들은 처음부터 법정공시를 요구하고 있고, 일부를 제외한 EU·영국·캐나다·호주·일본 등 대부분의 나라들은 법정공시를 채택하고 있다.

    정영주 녹색전환연구소 경제전환팀 연구원은 “정보의 품질과 신뢰성 제고, ESG 워싱 우려, 산업 전반의 전환 촉진, 투자자들의 신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도입 시부터 법정공시 체계를 확립해야 한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융위가 거래소 공시라는 완충 기간을 도입할 경우 그 기간이 결코 길어서는 안된다”고 못 박았다. 적어도 “공시대상 별로 완충 기간을 1년 정도로 설정하고 차례로 법정공시로 전환하는 시스템을 설계할 수 있다”고 그는 이야기했다.

    제3자 인증은 공시된 ESG정보의 신뢰성을 높이는 핵심 수단 중 하나다. 그러나 금융위는 로드맵에 인증에 대한 시간표를 전혀 제시하지 않았다. 다만, 도입 초기에는 자율적으로 인증을 받도록 하되, 추후 주요국 동향을 반영하여 단계적 의무화 방안을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기후변화청년모임 빅웨이브의 김민 대표는 “주요국 대부분은 의무 공시시기와 동시, 혹은 1년 이후에 제한적 인증 수준에서 의무화를 시작하여, 합리적 인증 의무화로 가는 단계적 로드맵을 발표했다”며 “심지어 우리나라의 공급망 경쟁국인 중국은 2026년(회계연도), 일본은 2028년(회계연도)부터 제한적 인증 의무화를 시작하는데, 우리나라는 자율인데다가 구체적인 타임라인이 부재해 글로벌 흐름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과 아울러 인증 시간표 제시를 요구했다. 그러면서 “ESG 의무 공시제도가 기업의 탄소중립 경쟁력을 높임으로써 청년과 미래세대에게 녹색 일자리와 친환경 투자의 비전을 보여주는 방향으로 재설계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여기관들은 “ESG 공시는 단순한 정보공개가 아니라 생존을 위한 혁신이며 전환”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리고 “ESG 의무 공시 지연은 기업을 위하는 길이 아니라 기업의 중장기적 경쟁력을 부식시키는 길, 공급망을 잃게 하고 투자를 이탈하게 만드는 길이다”며 “이번에 제시한 합리적 대안에 대한 적극적인 검토와 수용을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참여기관들은 4월 중 확정될 로드맵이 우리 기업과 산업의 경쟁력을 촉진하는 방안이 될 수 있도록 국회, 청와대 등에 전달하고 캠페인, 관여활동 등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다.

    구현화 기자 ku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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