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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달 150만원 내면 못 버텨"…30대 무주택자 결단 내렸다 [돈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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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대 생애 최초 집합건물 매수자 4년 만에 최다
    '전세의 월세화'에 주거비 부담 '껑충'
    "지금 아니면 못 산다" 불안 심리 고조
    서울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월세 안내문이 걸려 있다. 사진=뉴스1
    서울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월세 안내문이 걸려 있다. 사진=뉴스1
    주택 임대차 시장이 전세에서 월세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30대를 중심으로 내 집 마련에 나서는 실수요자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매달 100만~200만원에 달하는 월세를 감당해야 하는 상황을 마주하자 "차라리 대출 이자를 감당하며 집을 사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8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에서 생애 최초로 집합건물(아파트·빌라·오피스텔 등)을 매수한 사람은 6만1132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30대 매수자는 3만473명으로, 2021년 3만5382명 이후 가장 많았다. 월별로 살펴보면 30대 생애 최초 매수자는 1월 1346명, 2월 1587명, 3월 1779명 등으로 2000명이 채 되지 않는 수준이었지만,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5월 2754명으로 급증하고 6월에는 3326명으로 정점을 찍었다.

    이후 꾸준히 3000명을 넘어서던 30대 생애 최초 매수자는 서울 전역을 규제지역(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은 10·15 부동산 대책 여파에 10월 2447명, 11월 2346명으로 주춤했지만, 12월에는 다시 3079명으로 반등했다.

    지역별로는 송파구가 2004명으로 가장 많았고 △강서구(1953명) △영등포구(1919명) △노원구(1775명) △동대문구(1711명) △성동구(1692명) △마포구(1677명) △강동구(1661명) △성북구(1658명) 순이었다. 각 개인의 자금 여력에 따라 한강 벨트와 외곽 모두에서 내 집 마련이 활발히 이뤄진 셈이다.
    서울 송파구 일대 아파트 전경. 사진=최혁 기자
    서울 송파구 일대 아파트 전경. 사진=최혁 기자
    30대 무주택자들이 내 집 마련을 서두른 이유로는 임대차 시장의 구조적 변화가 지목된다. 전세의 월세화 기조에 더해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며 실거주 의무 강화와 전세대출 규제로 인해 신규 전세 매물이 급감했다.

    집주인들이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확보할 수 있는 월세를 선호하면서 기존에 전세를 살던 세입자들도 임대차 계약을 연장하려면 월세를 낀 반전세로 밀려나게 됐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전국 주택 월세 거래 비중은 62.7%로, 전년 동기 대비 5.3%포인트(P) 확대됐다. 아파트 월세 비중도 47.9%까지 올라서며 기존 전세 세입자들도 월세로 차츰 내몰리는 상황이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 전·월세 갱신 계약 9만8480건 가운데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된 계약은 5187건으로, 전체의 5.26%를 차지했다. 2021년에는 1465건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3배 이상 늘면서 최근 5년 내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 서울 서초구 '래미안원베일리' 전용면적 59㎡는 기존 전세 보증금 9억8000만원에서 보증금 9억원·월세 40만원 조건으로 갱신됐다. 동작구 상도동 건영아파트 역시 전세 보증금 7억5000만원에서 보증금 4억원·월세 140만원으로 재계약했다. 월세를 선호하는 집주인 입맛에 따라 세입자는 매달 현금 지출을 감내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서울 시내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매물 안내문이 걸려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매물 안내문이 걸려 있다. 사진=연합뉴스
    세입자의 월세 부담 자체도 커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는 지난해 1월 134만3000원에서 12월 147만6000원으로 13만3000원 올랐다. 단순 계산으로 연간 월세 부담만 약 160만원 증가한 셈이다. KB부동산도 지난해 12월 서울 아파트 월세 지수를 131.2로 집계해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를 썼다. 2024년 1월 120.9와 비교하면 10.3포인 오른 수치다.

    과거처럼 전세에 머물며 종잣돈을 모으기 어려워지고 월세로 소득이 지속해서 소진되는 구조가 현실화하면서 '지금이 아니면 평생 전·월세를 전전해야 한다'는 불안 심리가 매수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서울 아파트값이 지난해 누적으로 8.71% 오르며 47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간 점도 이러한 불안을 키운 요소다.

    전문가들도 최근 30대의 내 집 마련은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크게 작용했던 과거 영끌족(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과 다르다고 구분하고 있다. 집값 상승을 통한 자산 증식보다는 거주 안정 확보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분석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집값 상승세는 서울 전역이 아닌 강남 등 한강 벨트 주요 지역으로 제한되어 있지만, 30대 매수세는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등 외곽 지역에서도 활발했다"며 "과거 영끌족이 집값 상승을 노린 공격적인 투자를 했다면 지금 30대는 월세 부담을 피하면서 안정적으로 살 수 있는 거주지를 확보하려는 방어적 성격"이라고 진단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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