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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 시간이 부족합니다. 충분한 수면을 취하세요. 대사력이 양호합니다. 현재의 습관을 유지하세요. 명상을 통해 심리적 안정감을 유지해 보세요.”
홈플릭스가 서울 송파구에서 개발 중인 시니어주택 ‘아우름 레지던스 잠실’의 ‘쇼룸’을 지난달 둘러봤다. 스마트 미러를 비롯해 최신 인공지능(AI) 기술이 접목된 장치들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침실이 대표적이다. 침대 바로 위에 ‘스마트 창문’이 있다. 마치 하늘을 바라보며 누워 있는 기분이 든다.
조명과 이미지가 시시각각 변한다. 예컨대 해가 중천에 떠 있을 땐 푸른 하늘빛을 보였다가, 노을이 질 땐 어두워지고 취침 시간엔 어둡게 변한다. 집 안에 있으면서도 자연을 누릴 수 있다는 얘기다. 숙면을 위한 장치들도 눈에 띈다. 침대 바닥은 원목으로 구성됐다. 원목의 은은한 향을 느끼며 잘 수 있다.
침대 자체도 ‘스마트 배드’다. 수면 과정에서의 심박과 호흡 등을 자동으로 측정한다. 안마 의자가 있는 세컨더리홈에 들어가면 심신을 이완시켜주는 음악이 자동으로 흘러나온다. 오감을 만족시키는 테라피를 구현하는데 주안점을 줬다는 게 서동원 홈플릭스 의장의 설명이다.
홈플릭스는 천장 등 내부 곳곳에 여러 레이더 센서들을 설치했다. 입주자가 별도 장치를 부착하지 않더라도, 각 센서가 생활·의료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파악한다. 예컨대 잠을 자기 30분 전에는 AI가 알아서 커튼을 치고, 조명을 어둡게 만든다. 화장실을 가기 위해 자다 깨면, 불이 저절로 켜진다.
아무리 좋은 스마트 기능을 적용했더라도, 노인들이 이를 잘 이용할 수 있겠느냔 의문이 들 수 있다. 스마트폰의 여러 기능을 반도 사용하지 못하는 고령자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홈플릭스는 ‘쉬운’ 스마트 기능을 선보이는 데 주력했다. 취침, 기상, 야간, 외출 등이 적힌 주사위만 돌리면 된다. 가령 취침이란 글자가 위에 가도록 주사위를 놓으면, 조명과 커튼 등이 알아서 ‘취침 모드’로 변한다.
노인들이 집 안에서 가장 많이 겪는 사고가 낙상이다. 대부분 실버주택은 이런 사고를 감안해 ‘비상 버튼’을 마련해 두고 있다. 하지만 버튼을 누르기 힘든 상황에 부닥칠 수 있다. 홈플릭스는 센서가 입주자의 심박과 호흡을 통해, 입주자가 위험 상황에 놓였는지를 실시간 파악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홈플릭스는 입주민들한테 웰스와 텍스 관련 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이다. 이 단지는 잠실 생활권인 송파구 방이동에 들어선다. 입지 경쟁력도 탄탄한 편이다. 내년 3월부터 40가구에 대한 입주자 모집을 본격 시작할 계획이다. 피지컬 AI 등 최신 기술을 접목한다는 점에서 다른 실버주택들과 차별화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 의장은 “홈플릭스는 공간 솔루션에 강점이 있는 회사라 이 같은 차별화된 서비스를 고안하게 됐다”며 “그동안 실버주택 개발 주체가 병원, 대학, 부동산 시행사 순서로 바뀌었다면 앞으론 스타트업의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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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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