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 양도 제한 '날벼락'…서울 재건축 16만가구 거래 잠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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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로' 막힌 수도권 정비사업장 대혼란
"재건축 팔고 신축 갈 꿈 접어"
투자자 많은 서울 외곽 직격탄
상계주공5단지 급매물 쏟아져
양도 가능 여부에 따라 희비
5년 거주·10년 보유땐 규제 예외
조합 설립 이전 단지도 '귀한몸'
주택공급 위축 불가피할 듯
재건축 속도 높일 유인 없어져
서울시 "사업 포기 속출 우려"
"재건축 팔고 신축 갈 꿈 접어"
투자자 많은 서울 외곽 직격탄
상계주공5단지 급매물 쏟아져
양도 가능 여부에 따라 희비
5년 거주·10년 보유땐 규제 예외
조합 설립 이전 단지도 '귀한몸'
주택공급 위축 불가피할 듯
재건축 속도 높일 유인 없어져
서울시 "사업 포기 속출 우려"
정부가 서울 전역과 경기도 12개 지역을 조정대상지역, 투기과열지구,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은 ‘10·15 부동산대책’을 내놓자 수도권 정비사업장이 큰 혼란에 빠졌다. 서울에서만 214곳(15만8964가구)의 재건축·재개발 현장에서 조합원 지위양도가 제한돼 재산권 피해가 예상된다. ‘규제 확대→사업 지연→주택 공급 위축→부동산 시장 불안 심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서울에서만 16만 가구 타격
조합 내분이 커질 가능성도 크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팔고 싶은 사람’의 퇴로를 막아놓으면 비상대책위원회 결성처럼 조합 갈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원주민이 아닌 투자자 비중이 크고 사업성이 그리 높지 않은 서울 외곽의 중소형 단지가 더 큰 타격을 받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노원구 상계주공5단지(840가구)에선 급매물이 여럿 올라와 있다. 전용면적 31㎡ 소유주는 전날 호가를 6억원에서 5억3000만원으로 내렸다. 다만 ‘5년 거주·10년 보유’ 요건을 채운 1주택자는 규제에서 제외된다. ‘5·10 기준’을 충족해 조합원 지위양도가 가능한 ‘귀한 매물’은 가격이 더 오를 전망이다.
같은 지역이라도 사업 속도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는 점도 눈에 띈다. 경기 광명 하안주공1단지는 조합설립 이전이지만 하안주공5단지(신탁 방식)는 지난 5월 사업시행자 지정이 고시돼 조합원 지위양도가 불가능하다. 인근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1단지는 가격을 올리겠다는 집주인의 문의가 온 반면 5단지는 매물을 거둔 사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주택 공급 축소될 것” 우려
아직 조합원 지위양도 제한 단계를 넘지 않은 초기 단계 현장에서 사업 속도를 늦출 유인이 커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재건축 단지라면 거래 제한을 감수하면서까지 조합설립인가를 빨리 받으려는 이유가 사라질 수밖에 없다”며 “갭투자(전세 끼고 매매) 등이 많이 몰린 곳일수록 이런 경향이 짙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투기과열지구에선 5년간 조합원 분양 재당첨 제한 조치도 이뤄진다. 문제는 서울에 정비사업 물건을 여러 채 보유한 투자자가 적지 않게 있다는 점이다.양천구 목동신시가지의 한 주민은 “1개 입주권만 받을 수 있는데 조합원 지위양도가 막혀 ‘멘붕’에 빠진 투자자가 있다”고 말했다. 재건축 조합원당 주택 공급 수 ‘1주택’ 제한, 1주택자 이주비 대출 취급 때 추가 주택 구입 제한 등 규제도 새로 적용된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이날 연 ‘주택공급 활성화를 위한 민·관정책협의회’에서도 10·15 대책을 두고 성토가 쏟아졌다. 김준용 서울시정비사업연합회장은 “이번 대책으로 정비사업 준비 구역에선 사업을 포기할 가능성이 높고, 정비사업을 진행 중인 사업지는 지연을 걱정하게 됐다”며 “결국 주택 공급 축소를 불러올 수 있다”고 했다. 오 시장은 “지금부터라도 서울시, 자치구, 연합회가 호흡을 맞춰 속도를 더디게 하는 요소를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인혁/유오상/강영연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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