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희건설 나토목걸이 사건 관련
자수서 제출 등에 법률 조력 제공
'3조 보증' 중흥건설 자문도 맡아
LKB 설립한 이광범 이사회 의장
조국·김경수 등 與인사 변호 경력
'계엄 위자료 판결' 이성복도 합류
이재명 정부 출범과 맞물려 합병을 완료한 뒤 단숨에 15위권 로펌으로 자리 잡은 법무법인 LKB평산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형사전문 ‘서초동 로펌’ 이미지를 벗고 굵직한 기업 사건을 공격적으로 수임하며 대형 로펌으로서 입지를 굳히는 모양새다. 2023년 말 클라스한결 이후 뜸했던 중견 로펌 간 합병으로 로펌업계 판도가 또 한 차례 흔들리면서 법복을 벗은 판·검사의 영입 문의도 줄을 잇고 있다.
◇기업 사건 몰려…李 변호 이력 발판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LKB평산은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구속에 ‘스모킹건’(결정적 증거) 역할을 한 서희건설에 법률 자문을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희건설이 지난달 민중기 특별검사팀에 ‘나토 목걸이’ 의혹 자수서를 제출하는 과정에서 LKB평산이 조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6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된 중흥건설도 LKB평산을 택했다. 중흥건설은 총수 2세인 정원주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뒷받침할 목적으로 그가 지분을 100% 소유한 중흥토건에 3조3000억원 규모의 신용보강을 무상 제공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중흥건설은 검찰 수사에 대응할 로펌으로 지평과 LKB평산 두 곳을 막판까지 고민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평 역시 현 정부 프랑스 특사단장인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13기)이 창립하고, 더불어민주당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정책위원에 임명된 성창익 변호사(24기) 등이 소속된 대표적인 친(親)여당 로펌으로 꼽힌다.
LKB평산은 최근 허영인 SPC그룹 회장 변호인단에도 합류하며 ‘서초동 김앤장’이라는 별명이 무색하지 않게 김앤장법률사무소와 공조 체제를 구축했다. 허 회장은 파리바게뜨 제빵 기사들에게 민주노총 탈퇴를 강요한 혐의로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SPC는 연이은 노동자 사망 사고로 이재명 대통령에게 공개 질책을 받아 세밀한 리스크 관리가 요구되는 기업으로 꼽힌다.
◇이광범 ‘핵심축’…與 인사 줄줄이 변호
지난 7월 공식 출범한 LKB평산은 합병을 주도한 김희준(22기)·김병현(25기) 변호사가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LKB평산의 선전에는 합병 전 LKB앤파트너스를 설립한 이광범 이사회 의장(16기)의 역할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남 나주 출신인 이 의장은 법관 재직 당시 진보 성향 판사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창립 멤버였다. 노무현 정부 때 법원행정처 사법정책실장으로 이용훈 대법원장을 보좌했고, 문재인 정부 때 초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2011년 변호사 개업 이후 이 대통령을 비롯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부부, 김경수 경남지사 등 여권 핵심 인사를 변호했고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심판 때 국회 측 탄핵소추인단의 공동 대표를 맡았다.
이 대통령의 사법연수원 동기로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변호했던 강찬우 변호사(18기)도 LKB평산의 영향력 확대에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尹 위자료 소송’ 이성복 판사 등 줄영입
“5년 내 5대 로펌 도약”을 목표로 띄운 LKB평산은 퇴직 판·검사 영입에도 적극적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로 정신적 피해를 본 시민들에게 윤 전 대통령이 인당 10만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한 이성복 전 서울중앙지방법원 부장판사(16기)를 비롯해 허부열 전 수원지법원장(18기), 유상재 전 로백스 대표변호사(21기) 등 법원 출신 인사가 줄줄이 합류했다.
검찰에서도 정재욱 전 대검찰청 연구관(29기), 김주필 전 수원지방검찰청 공안부장(30기), 김창수 전 서울서부지검 형사3부장(33기), 송명섭 전 서부지검 식품의약범죄조사부장(35기), 김승연 전 청주지검 검사(변호사시험 3회) 등이 둥지를 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