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가 일본 도쿄에서 연 ‘오픈이노베이션 챌린지’ 사업. 부산창경은 국내 스타트업과 해외 기업을 연결하는 사업을 지난해 도쿄에 이어 점차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 제공
지난해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가 일본 도쿄에서 연 ‘오픈이노베이션 챌린지’ 사업. 부산창경은 국내 스타트업과 해외 기업을 연결하는 사업을 지난해 도쿄에 이어 점차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 제공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부산창경)가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연결고리로 떠올랐다. 롯데그룹 일부 계열사의 신규 시장 확대 방안으로 시작된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챌린지 사업’이 운영 3년 만에 국내 대기업의 26개 계열사(누적 기준)가 참여할 정도로 규모가 대폭 커졌다. 협업 스타트업은 113곳에 달한다. 부산창경은 스타트업과 대기업의 기술·서비스 정보를 데이터베이스(DB)로 구축해 기업 간 접점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8일 부산창경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오픈이노베이션 챌린지 사업에 참여한 대기업과 중견기업은 16곳이며, 협업 스타트업은 60곳이다. 2020년 롯데쇼핑이 빅데이터와 고객 취향 수집을 목표로 5개 스타트업과 함께 시작한 이 사업은 2021년 롯데월드(스타트업 3곳)와 롯데글로벌로지스(스타트업 11곳)로 확장됐다. 2022년에는 롯데 계열사 4곳, LG전자, CJ프레시웨이, SK C&C 등과 스타트업 44곳이 협업하는 등 매년 증가 추세다. 올해는 지역 중견기업 파나시아가 참여하는 등 관심을 보이는 대기업과 중견기업이 늘고 있다.

이 사업을 거쳐 간 스타트업은 시장 개척 등에서 상당한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식자재 유통 정보 플랫폼 ‘세이피안’을 출시한 바다플랫폼이 대표적이다. 바다플랫폼은 부산창경을 통해 롯데웰푸드와 접점을 찾아 식자재 유통 이력 서비스 사업 확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롯데웰푸드는 전국 34개 매장에 바다플랫폼의 식자재 유통 이력 QR 서비스를 도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롯데리아와 엔제리너스 등의 매장을 보유한 롯데GRS와 서비스 도입을 논의 중이다.

지역 중견기업은 부산창경을 신기술 개발 창구로 활용하고 있다. 탄소포집장치(CCUS) 등 친환경 설비 제조 기업인 지역 중견기업 파나시아는 그동안 자체적으로 스타트업 토즈(인공지능 기반 선박 엔지니어링 기술 기업)와 인공위성 데이터 활용 방안을 협업하다 최근 부산창경으로 눈을 돌렸다. 다양한 스타트업과의 기술 협업을 기대해서다. 지역 중견기업인 조광페인트와 DRB동일은 △모바일 게임 △온실가스 감축 솔루션 △2차전지 △미생물 △모듈형 이산화탄소 자원화 시스템 △자율운항 등의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과 협업해 투자, 기술 공동 개발 등의 프로젝트를 활발히 진행 중이다.

부산창경은 대기업과의 접점이 늘면서 스타트업과 대기업 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했다. 각 기업이 보유한 기술과 필요한 기술 정보를 자율적으로 작성하면 부산창경이 스타트업과 대기업을 연결하는 방식이다. 국내 27개 대기업과 303개 스타트업이 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김용우 부산창경 센터장은 “부산창경과 대기업의 접점이 늘어 상향식 오픈이노베이션 창구를 마련했다”며 “디지털 전환부터 2차전지 등 소재, 나아가 에이징·에듀테크 등 다양한 기술 실험의 거점으로 육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산=민건태 기자 mink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