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패권 경쟁 불붙었다…SK·삼성, 차세대 HBM 선점 격전 예고(종합)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SK하이닉스 곽노정 CEO "HBM3E 12단 3분기 양산 준비"…HBM4 12단은 내년 양산
삼성전자 "HBM3E 12단 2분기 양산"…경계현 사장 "2라운드는 우리가 승리해야" 인공지능(AI) 시장 확대로 고대역폭 메모리(HBM) 수요가 늘어나는 가운데 HBM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메모리 반도체 업계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HBM 시장을 선점한 SK하이닉스가 생산능력(캐파) 확장에 나선 가운데 삼성전자도 기술력과 물량을 내세워 주도권 탈환에 고삐를 죄고 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최고경영자(CEO)는 2일 경기 이천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시장 리더십을 더 확고히 하기 위해 세계 최고 성능 HBM3E 12단 제품의 샘플을 5월에 제공하고, 3분기 양산 가능하도록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 25일 1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HBM3E 12단 제품은 올해 3분기 개발을 완료하고 고객 인증을 거친 다음에 내년 수요가 본격적으로 늘어나는 시점에 안정적으로 공급하려고 준비하고 있다"며 밝힌 것보다 다소 앞당겨진 것이다.
SK하이닉스는 당초 2026년 공급 예정이었던 HBM 6세대 HBM4 12단 제품도 내년으로 앞당겨 양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HBM4 16단 제품도 어드밴스드 MR-MUF 기술을 적용해 구현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HBM 후발 주자인 삼성전자가 지난달 30일 1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업계 최초로 개발한 HBM3E 12단 제품을 올해 2분기에 양산한다고 공식 발표하자, HBM 로드맵을 보다 구체적으로 밝히며 맞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청주 M15X 공장과 용인 클러스터, 미국 인디애나 투자 등을 통한 HBM 캐파 확대와 글로벌 고객사와의 협력도 강조했다.
곽 CEO는 "미래 메모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청주 신공장과 용인 클러스터 등 국내는 물론 미국 인디애나 공장 투자로 생산 역량을 적기에 확충할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과감한 R&D 투자를 통해 테크 리더십을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올해뿐 아니라 내년에 생산될 HBM 제품이 '솔드아웃'(완판)됐다는 사실도 소개했다.
여기에는 최근 공급을 시작한 HBM3E 8단 제품뿐 아니라 3분기 양산을 준비 중인 HBM3E 12단 제품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는 AI 반도체 시장의 '큰 손' 고객인 엔비디아에 HBM3를 사실상 독점 공급한 데 이어 지난해 8월 HBM3E 개발을 알린 지 7개월 만인 지난 3월 메모리 업체 중 가장 먼저 HBM3E D램을 엔비디아에 납품하기 시작했다.
2016년부터 올해까지 예상되는 SK하이닉스의 누적 HBM 매출은 130억∼170억달러 수준으로 추정된다.
HBM3에서 주도권을 놓친 삼성전자는 차세대인 HBM3E 이후 시장 선점을 노리고 있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부사장)은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하반기 HBM3E로의 급격한 전환을 통해 고용량 HBM 시장 선점에 주력하겠다"며 반격을 예고했다.
김 부사장은 "올해 HBM 비트그로스(bit growth·비트 단위로 환산한 생산량 증가율) 기준 출하량을 전년 대비 3배 이상 늘리고 있다"며 "내년에는 HBM 공급 물량을 올해 대비 최소 2배 이상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HBM3E 8단 제품은 이미 초기 양산을 개시했고, 빠르면 2분기 말부터 매출이 발생할 전망"이라며 "업계에서 처음 개발한 HBM3E 12단 제품 샘플을 공급 중이며 올해 2분기 중 양산을 예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초기 주도권을 쥐는 데는 실패했지만, 5세대 HBM인 HBM3E부터는 초격차 기술력을 바탕으로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내비친 셈이다.
삼성전자는 업계 최초로 24Gb(기가비트) D램 칩을 실리콘 관통 전극(TSV) 기술로 12단까지 적층해 업계 최대 용량인 36GB(기가바이트) HBM3E 12단을 구현했다.
지난 3월에는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미국 새너제이에서 열린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 'GTC 2024'에 마련된 삼성전자 부스를 찾아 실물 전시된 HBM3E 12단 제품에 '젠슨 승인'(JENSEN APPROVED)이라고 적으며 기대감을 나타낸 바 있다.
경계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사장)도 지난달 26일 구성원 대상 경영 현황 설명회에서 "AI 초기 시장에서는 우리가 승리하지 못했다"며 "2라운드는 우리가 승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HBM을 담당하는 김경륜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상품기획실 상무는 이날 뉴스룸 기고문에서 "업계에서 단시간에 따라올 수 없는 종합 반도체 역량을 바탕으로 AI 시대에 걸맞은 최적의 설루션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후발주자인 마이크론도 2024 회계연도 2분기(지난해 12월∼올해 2월) 실적 발표를 통해 "HBM3E로부터 매출이 발생하기 시작했다"며 2025년 HBM 생산량 대부분이 이미 판매 계약이 끝났다고 밝히는 등 HBM 시장을 둘러싼 주도권 다툼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이에 대해 김종환 SK하이닉스 D램 개발 담당 부사장은 "현재 HBM 시장이 크게 성장하고 있어 고객 입장에서도 1개 공급사만 바라보기에는 불안하고 다수 업체 간 선의의 경쟁을 필수로 보고 있을 것"이라며 "이런 부분이 급속히 성장하는 HBM 등 AI 메모리 시장을 한 단계 더 성장시키고 시장을 성숙하게 발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삼성과 SK의 총수들도 황 CEO와 교류를 이어가며 엔비디아와의 협력 관계 구축에 힘을 보태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달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미국 실리콘밸리를 찾아 황 CEO와 만나 함께 찍은 사진을 공유하며 "혁신의 순간"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곽 CEO는 이날 간담회에서 "최태원 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킹이 각 고객사, 협력사와 긴밀하게 구축돼 있는 것이 AI 반도체 리더십을 확보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며 공을 최 회장에게 돌리기도 했다.
앞서 작년 5월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미국 출장길에 황 CEO와 만나 일식집에서 찍은 사진이 공개되기도 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 "HBM3E 12단 2분기 양산"…경계현 사장 "2라운드는 우리가 승리해야" 인공지능(AI) 시장 확대로 고대역폭 메모리(HBM) 수요가 늘어나는 가운데 HBM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메모리 반도체 업계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HBM 시장을 선점한 SK하이닉스가 생산능력(캐파) 확장에 나선 가운데 삼성전자도 기술력과 물량을 내세워 주도권 탈환에 고삐를 죄고 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최고경영자(CEO)는 2일 경기 이천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시장 리더십을 더 확고히 하기 위해 세계 최고 성능 HBM3E 12단 제품의 샘플을 5월에 제공하고, 3분기 양산 가능하도록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 25일 1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HBM3E 12단 제품은 올해 3분기 개발을 완료하고 고객 인증을 거친 다음에 내년 수요가 본격적으로 늘어나는 시점에 안정적으로 공급하려고 준비하고 있다"며 밝힌 것보다 다소 앞당겨진 것이다.
SK하이닉스는 당초 2026년 공급 예정이었던 HBM 6세대 HBM4 12단 제품도 내년으로 앞당겨 양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HBM4 16단 제품도 어드밴스드 MR-MUF 기술을 적용해 구현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HBM 후발 주자인 삼성전자가 지난달 30일 1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업계 최초로 개발한 HBM3E 12단 제품을 올해 2분기에 양산한다고 공식 발표하자, HBM 로드맵을 보다 구체적으로 밝히며 맞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청주 M15X 공장과 용인 클러스터, 미국 인디애나 투자 등을 통한 HBM 캐파 확대와 글로벌 고객사와의 협력도 강조했다.
곽 CEO는 "미래 메모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청주 신공장과 용인 클러스터 등 국내는 물론 미국 인디애나 공장 투자로 생산 역량을 적기에 확충할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과감한 R&D 투자를 통해 테크 리더십을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올해뿐 아니라 내년에 생산될 HBM 제품이 '솔드아웃'(완판)됐다는 사실도 소개했다.
여기에는 최근 공급을 시작한 HBM3E 8단 제품뿐 아니라 3분기 양산을 준비 중인 HBM3E 12단 제품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는 AI 반도체 시장의 '큰 손' 고객인 엔비디아에 HBM3를 사실상 독점 공급한 데 이어 지난해 8월 HBM3E 개발을 알린 지 7개월 만인 지난 3월 메모리 업체 중 가장 먼저 HBM3E D램을 엔비디아에 납품하기 시작했다.
2016년부터 올해까지 예상되는 SK하이닉스의 누적 HBM 매출은 130억∼170억달러 수준으로 추정된다.
HBM3에서 주도권을 놓친 삼성전자는 차세대인 HBM3E 이후 시장 선점을 노리고 있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부사장)은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하반기 HBM3E로의 급격한 전환을 통해 고용량 HBM 시장 선점에 주력하겠다"며 반격을 예고했다.
김 부사장은 "올해 HBM 비트그로스(bit growth·비트 단위로 환산한 생산량 증가율) 기준 출하량을 전년 대비 3배 이상 늘리고 있다"며 "내년에는 HBM 공급 물량을 올해 대비 최소 2배 이상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HBM3E 8단 제품은 이미 초기 양산을 개시했고, 빠르면 2분기 말부터 매출이 발생할 전망"이라며 "업계에서 처음 개발한 HBM3E 12단 제품 샘플을 공급 중이며 올해 2분기 중 양산을 예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초기 주도권을 쥐는 데는 실패했지만, 5세대 HBM인 HBM3E부터는 초격차 기술력을 바탕으로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내비친 셈이다.
삼성전자는 업계 최초로 24Gb(기가비트) D램 칩을 실리콘 관통 전극(TSV) 기술로 12단까지 적층해 업계 최대 용량인 36GB(기가바이트) HBM3E 12단을 구현했다.
지난 3월에는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미국 새너제이에서 열린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 'GTC 2024'에 마련된 삼성전자 부스를 찾아 실물 전시된 HBM3E 12단 제품에 '젠슨 승인'(JENSEN APPROVED)이라고 적으며 기대감을 나타낸 바 있다.
경계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사장)도 지난달 26일 구성원 대상 경영 현황 설명회에서 "AI 초기 시장에서는 우리가 승리하지 못했다"며 "2라운드는 우리가 승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HBM을 담당하는 김경륜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상품기획실 상무는 이날 뉴스룸 기고문에서 "업계에서 단시간에 따라올 수 없는 종합 반도체 역량을 바탕으로 AI 시대에 걸맞은 최적의 설루션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후발주자인 마이크론도 2024 회계연도 2분기(지난해 12월∼올해 2월) 실적 발표를 통해 "HBM3E로부터 매출이 발생하기 시작했다"며 2025년 HBM 생산량 대부분이 이미 판매 계약이 끝났다고 밝히는 등 HBM 시장을 둘러싼 주도권 다툼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이에 대해 김종환 SK하이닉스 D램 개발 담당 부사장은 "현재 HBM 시장이 크게 성장하고 있어 고객 입장에서도 1개 공급사만 바라보기에는 불안하고 다수 업체 간 선의의 경쟁을 필수로 보고 있을 것"이라며 "이런 부분이 급속히 성장하는 HBM 등 AI 메모리 시장을 한 단계 더 성장시키고 시장을 성숙하게 발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삼성과 SK의 총수들도 황 CEO와 교류를 이어가며 엔비디아와의 협력 관계 구축에 힘을 보태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달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미국 실리콘밸리를 찾아 황 CEO와 만나 함께 찍은 사진을 공유하며 "혁신의 순간"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곽 CEO는 이날 간담회에서 "최태원 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킹이 각 고객사, 협력사와 긴밀하게 구축돼 있는 것이 AI 반도체 리더십을 확보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며 공을 최 회장에게 돌리기도 했다.
앞서 작년 5월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미국 출장길에 황 CEO와 만나 일식집에서 찍은 사진이 공개되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