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갈매기와 연안식당 등 외식기업을 운영하는 코스닥 상장사 디딤이앤에프를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감사의견 거절로 인해 주식 매매거래가 정지된 가운데 최근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에 오른 개인투자자 김상훈 씨가 회사를 상대로 소송까지 제기했다.4일 증권가에 따르면 디딤이앤에프는 신임 김상훈 이사가 앞서 1월 임시주총에서 선임된 사내이사 및 사외이사의 선임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소송의 청구 취지는 이용호, 박홍옥, 이화열, 박재홍을 사내이사로 선임하고 윤희선을 사외이사로 선임한 결정을 취소해달라는 것이다. 해당 소송을 통해 이사회 내 인력 구성을 재편해 경영권을 확보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김 이사는 최근 열린 디딤이앤에프 임시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된 인물이다. 현재 디딤이앤에프의 지분 8.20%(약 474만주)를 보유한 최대주주다.그가 사내이사까지 오르게 된 과정도 흥미롭다.그는 원래 디딤이앤에프 주식을 매수한 개인투자자였다. 지난 2022년 6월 총 15억원어치 주식을 분할 매수하며 디딤이에프의 주주가 됐다. 그러나 결과는 좋지 못했다.이후 회사의 주가가 계속해서 하락한 것이다. 그래도 그는 주식을 팔지 않고 오히려 더 사들였다. 이른바 ‘물타기’(주가 하락 시 추가 매수해 평균매수단가를 낮추는 것)를 이어가며 의도치 않게 계속 지분을 늘려간 것이다.계속된 주식 매수로 그는 결국 디딤이앤에프의 주식을 5% 이상 보유하기에 이르렀다. 이 과정에서 기존 최대주주의 반대매매가 나오자 김 이사는 비자발적으로 최대주주까지 올랐고 결국 회사를 이끄는 수장이 됐다.그의 독특한 행보도 눈길을 끈다. 김 이사는 지난해 3월 디딤이앤에프의 ‘주식 등의 대량 보유 상황 보고서’를 통해 자신의 직업을 ‘모험가’라고 소개했다. 이후 개미들 사이에서 ‘모험가좌’라는 별명을 얻으며 화제의 인물이 됐다.최근 공시에서도 부서는 ‘디딤대첩’, 주식 보유목적은 ‘경영권 영향’, ‘필사즉생 필생즉사’라고 기재하는 독특한 면보를 보여줬다. 주식 변동사유에는 “최대주주로서 디딤과 끝까지 함께 하려고 추가 투자함. 그 끝이 무엇이던...”이라고 적기도 했다.김 이사는 디딤이앤에프 주식 매입에 쓴 돈만 5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디딤이앤에프 거래정지 당시 주가(381원)로 계산하면 현재 그가 보유한 지분 평가액은 약 18억원으로 추정된다. 2년도 안 돼 32억원 가량이 증발한 셈이다.한편 지난 2017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디딤이앤에프는 연안식당, 마포갈매기, 고래감자 등 브랜드를 운영하는 프랜차이즈 외식전문기업이다.운영하던 식당들이 잘 나가던 지난 2019년에는 매출 1253억원을 기록하며 주가가 4450원까지 올랐다. 그러나 이후 코로나19로 외식업 경기가 고꾸라지면서 상황이 나빠졌다.최근 3년 영업이익이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으며 이 과정에서 주가도 곤두박질쳤다. 결국 주가 1000원 미만의 ‘동전주’로 전락한 뒤 지난달 27일 감사의견거절을 받아 거래가 정지됐다.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
대표이사 해임안 등으로 최대주주 측과 사측 경영진 간의 표 대결로 관심이 모아졌던 프랜차이즈 연안식당, 마포갈매기 운영사 디딤이앤에프 임시주주총회에서 현 경영진인 이정민 대표의 해임안이 가결됐다.27일 오전 11시 인천 송도 대홍프라자에서 열린 디딤이앤에프 임시주총에서 현 경영진인 사내이사 이정민, 이규, 김모둠의 해임안이 특별결의 요건을 갖춰 원안대로 통과됐다.최대주주인 김상훈 씨 등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보통결의 안건도 정족수를 채워 가결됐다. 다만 새로운 사내이사 후보 중 안동욱과 김지원 씨의 경우 사전에 사퇴의사를 표명해 두 사람에 대한 의안은 폐기됐다.이날 임시주총에서 의장으로 나선 김상훈 씨는 사내이사 선임안 통과 이후 "이순신 장군처럼 '필생즉사 사즉필생'의 각오로 디딤이앤에프를 살려보겠다"고 말했다.이날 주총은 주주명부 확보 및 위임장 진위 여부 문제로 파행을 거듭하다가 당초 예정 시각인 오전 11시를 훌쩍 넘은 오후 2시가 돼서야 재개됐다.이정민 대표는 주총이 끝난 뒤 "당장 저는 회사를 살리기 위해 내일부터 다시 자금 조달을 위해 열심히 일할 것"이라며 "(최대주주 측이 가져온)위임장의 효력 및 진위 여부를 따져보고 추후 소송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이날 사내이사에 선임된 김씨는 디딤이앤에프 지분 8.2%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디딤이앤에프 기존 최대주주는 정담유통이었으나, 주식담보 대출을 갚지 못해 지난해 7월 보유 지분 상당수가 반대매매되며 소액주주였던 김씨가 얼떨결에 최대주주에 올랐다. 당시 지분공시에 자신의 직업을 '모험가'로 적으며 화제됐다.김씨는 "주당 1800원일 때부터 디딤이앤에프 주식을 사기 시작해 총 투자 금액만 50억원 이상"이라며 "지난해 반대매매 이후 현 경영진의 말을 신뢰할 수 없어 직접 경영 참여 의지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디딤이앤에프는 마포갈매기, 연안식당, 공화춘 등 외식 브랜드를 운영하는 코스닥 상장사다. 2017년 코스닥에 상장한 뒤 2019년 매출 1253억원을 올리며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코로나와 외식업 경기 악화 등에 영업부진에 빠졌다.매출액의 경우 2020년 809억원, 2021년 618억원, 2022년 609억원으로 감소세다. 영업이익도 2020년부터 3년 연속 적자다.이 같은 이유로 디딤이앤에프는 전날 공시를 통해 최근 사업연도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인의 감사의견이 '의견거절'이라고 밝혔다. 거절사유는 계속기업 존속능력에 대한 불확실성이다.이에 따라 디딤이앤에프는 다음달 11일까지 동일한 감사인의 해소 확인서를 제출하지 못하면 코스닥시장 상장규정에 의해 '상장폐지' 사유에 해당하게 된다. 한국거래소는 디딤이앤에프의 투자자 보호를 위해 이날부터 주권매매거래를 정지시켰다.지난해 3월 초 1400원대였던 디딤이앤에프 주가는 현재 300원대의 동전주가 됐다.다음은 김씨와의 일문일답.▷공시에는 '모험가'라고 적혀 있는데 이력이 어떻게 되나."어렸을 때부터 식음료 업계에서 일했다. 대학도 스위스에 있는 호텔학교에서 공부를 했다. 군대(카투사)를 다녀온 이후 줄곧 레스토랑을 운영하기도 했고, 레스토랑 컨설팅 회사에서 IR을 배우기도 했다. 식음료 스타트업도 차려봤다. 미국, 일본, 홍콩 등에서도 식음료 관련 업계에서 일했다. 이후 하남에 커피 로스팅 공장 등 제 사업을 10년간 했다. 이후 주식투자를 전문으로 하면서 사업을 청산했다. 때문에 디딤이앤에프에 관심을 가진 계기가 됐다. 투자는 10대 때부터 공부하면서 관심을 가졌다."▷최대주주에 올랐다. 자금마련 어떻게 했나."그동안 디딤이앤에프에 들어간 총 투자금이 50억원이다. 주가가 1800원일 때부터 담았다. 100% 개인 돈이다. 그동안 제가 일해서 번 돈과 디딤이앤에프 외에 다른 기업에 투자해서 번 돈이다."▷일반 투자자로 시작해 '경영권'에 개입하겠다고 마음 먹은 계기가 있나."디딤이앤에프에 투자하기 전에 동서식품, 오뚜기 등 식품회사에 장기투자했다. 그때도 2~3년 투자했다. 디딤이앤에프도 처음 투자한 뒤에 1년 이상 현 경영진을 믿고 기다렸다. 그동안 주주총회 등을 통해 현 경영진과 소통했지만 말뿐이었지 실제 기업가치 향상을 위해 노력한 게 없다. 결정적인 건 지난해 반대매매 이후 주가가 폭락했을 때 더이상 경영진을 믿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직업이 '모험가'라고 기재해 화제를 낳았던 디딤이앤에프의 최대주주 김상훈씨가 27일 기존 경영진 해임을 의안으로 올린 임시주주총회를 앞두고 한경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반대매매로 주가가 떨어진 것이 직접 경영에 참여하겠다는 마음을 먹은 계기"라고 말했다.그는 "오랜 기간 식음료 회사와 이 업계에서 일했기 때문에 디딤이앤에프에 투자한 것이지 (회사 측에서 주장하는) 외부 세력과 결탁해 회사를 공격하는 '기업사냥꾼'이라는 이야기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이사회를 새로 구성해 회사가 건전하게 운영되고 있는지 들여다 볼 것"이라고 말했다.1978년생의 전업투자자인 그는 지난해 3월 '주식 등의 대량 보유 상황 보고서' 이른바 '5% 공시'를 통해 처음으로 이름을 드러냈다. 김씨는 2022년 6월부터 스물세 차례에 걸쳐 디딤이앤에프 주식을 사들이며 지분을 5% 이상 보유하게 됐다.매입 초기 당시 취득 단가는 1600~1900원 정도였지만, 주가 하락이 이어지면서 지난해에 이르러서는 단가가 500원대로 낮아졌다. 그러나 김씨는 계속해서 추가 매입을 했고, 이 와중에 기존 최대주주의 반대매매 등이 이어지면서 결국 지난해 8월22일 얼떨결에 최대주주로 등극했다. 현재 지분 8.20%를 보유하고 있다.다음은 김씨와의 일문일답.▷공시에는 '모험가'라고 적혀 있는데 이력이 어떻게 되나."어렸을 때부터 식음료 업계에서 일했다. 대학도 스위스에 있는 호텔학교에서 공부를 했다. 군대(카투사)를 다녀온 이후 줄곧 레스토랑을 운영하기도 했고, 레스토랑 컨설팅 회사에서 IR을 배우기도 했다. 식음료 스타트업도 차려봤다. 미국, 일본, 홍콩 등에서도 식음료 관련 업계에서 일했다. 이후 하남에 커피 로스팅 공장 등 제 사업을 10년간 했다. 이후 주식투자를 전문으로 하면서 사업을 청산했다. 때문에 디딤이앤에프에 관심을 가진 계기가 됐다. 투자는 10대 때부터 공부하면서 관심을 가졌다."▷최대주주에 올랐다. 자금마련 어떻게 했나."그동안 디딤이앤에프에 들어간 총 투자금이 50억원이다. 주가가 1800원일 때부터 담았다. 100% 개인 돈이다. 그동안 제가 일해서 번 돈과 디딤이앤에프 외에 다른 기업에 투자해서 번 돈이다."▷일반 투자자로 시작해 '경영권'에 개입하겠다고 마음 먹은 계기가 있나."디딤이앤에프에 투자하기 전에 동서식품, 오뚜기 등 식품회사에 장기투자했다. 그때도 2~3년 투자했다. 디딤이앤에프도 처음 투자한 뒤에 1년 이상 현 경영진을 믿고 기다렸다. 그동안 주주총회 등을 통해 현 경영진과 소통했지만 말뿐이었지 실제 기업가치 향상을 위해 노력한 게 없다. 결정적인 건 지난해 반대매매 이후 주가가 폭락했을 때 더이상 경영진을 믿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현 경영진 해임안을 임시주총에 올렸다."이사회에 직접 들어가 회사 내부사정을 들여다보는 게 우선인 것 같다. 회사 사정이라는 게 밖에서 보는 것이랑 안에서 보는 것은 또 다르지 않나. 자산도 다 매각하는 등 회사 경영 사정이 엉망이 된 것으로 판단한다. 돈이 얼마가 필요한지 먼저 파악해야 증자를 하든 뭐를 하든 할 수 있을 것 같다."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