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분양시장에 이른바 ‘줍줍’(무순위 청약)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청약 심리가 얼어붙은 데다 공사비 인상 등으로 분양가 부담이 커지자 청약 대기자의 무순위 쏠림이 심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같은 '줍줍 청약'인줄 알았는데…고양은 되고 과천은 왜 안돼?
17일 한국부동산원 등에 따르면 오는 23~24일 과천 지식정보타운 내 ‘과천푸르지오라비엔오’(조감도)와 ‘과천르센토데시앙’에서 3가구에 대한 무순위 청약이 진행된다. 푸르지오라비엔오에서는 신혼부부 특별공급과 일반공급으로 각각 1가구, 르센토데시앙에선 생애 최초 특별공급으로 1가구가 나온다. 모두 선호도가 높은 전용면적 84㎡ 타입으로 구성된다.

분양가는 2020년 10월 청약 당시 책정된 7억~8억원 선으로 예정됐다. 시세와 비교해 최소 6억원의 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올해 들어 무순위 청약에서 이어지고 있는 ‘역대급 경쟁률’은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청약 대상이 과천시에 거주하는 무주택 가구 구성원으로 제한되는 데다 특별공급 물량은 신혼부부 등 자격 요건도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올해 청약시장에선 수도권 무순위 청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고양시 덕양구 DMC한강자이더헤리티지(2가구 모집에 21만2201명), 성남시 수정구 산성역자이푸르지오(1가구 모집에 6만9596명) 등 경쟁률이 수만 대 1을 넘은 곳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분양가가 수십억원을 호가하는 서울 강남구 개포동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는 경쟁률이 33만7822대 1(3가구 모집에 101만3466명)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무순위 종류에 따라 자격 요건이 다른 데다 계약일과 잔금 처리일까지 기한이 짧은 만큼 어느 정도 현금 자산 여력을 갖춰야 한다고 조언한다. 청약에 당첨된 뒤 계약을 포기하면 투기과열지구는 10년, 조정 대상 지역은 7년 동안 재당첨 제한을 받는다. 전국구 물량 여부도 따져봐야 한다. 과천 지식정보타운처럼 계약취소 물량은 거주지 제한을 받는다. 지난 8일 무순위 청약을 받은 성남 고등지구 판교밸리자이 2단지 역시 성남시 거주자만 청약할 수 있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