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 감소 언급하며 혁신 강조…"코로나, 종교가 아니어도 해결된다는 경험"
원불교 교정원장 "편하게 가르침 받도록 교화방식 달라져야"
원불교 행정수반인 나상호 교정원장은 교도(신도) 감소에 관해 "입교해야만 원불교도로 간주하기보다는 구애받지 않고 편하게 마음의 가르침을 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고 17일 말했다.

나 교정원장은 이날 전북 익산시 소재 원불교 중앙총부 대각전에서 원불교 중앙총부 건립 100주년을 기념해 기자간담회를 열고 "코로나19는 종교가 아니어도 (두려움이 과학으로) 해결된다는 경험"의 기회를 제공했다면서 교도인지 여부를 너무 따지지 말고 저변을 확대하도록 교화 방식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견해를 표명했다.

그는 "기존에 해왔던 교화나 선교, 목회 방식으로는 사람들에게 다가갈 수 없다"면서 "앉아서 교도를 기다려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나 교정원장은 "우리도 변해야 하는 그런 상황"이라며 특히 코로나19 확산 후 보편화된 줌(Zoom)이나 유튜브를 통한 교화 활동이나 모임 등을 적극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1인 가구가 1천만을 넘었다고 한다"며 이들의 성향을 분석하고 1인 가구가 필요로 하는 종교적·영적 서비스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는 뜻을 표명했다.

원불교는 올해 초 재가자들의 참여를 확대하도록 교단의 최고 규정인 교헌을 올해 초 개정했다.

우선 교단의 최고 의결기관인 수위단회에 참가하는 재가자의 비율을 확대했다.

기존에는 수위단회가 교단 최고지도자인 종법사와 출가자 대표 27명, 재가자 대표 9명으로 구성했는데 교헌 개정에 따라 종법사 및 출가자 대표 18명, 재가자 대표 8명으로 변경했다.

또 출가자 대표뿐만 아니라 재가자 대표도 종법사 후보를 추천할 수 있도록 했다.

원불교 교정원장 "편하게 가르침 받도록 교화방식 달라져야"
나 교정원장은 해외 교화에 큰 기대감을 표명했다.

그는 미주 지역의 원불교도 증가세를 고려해 미국에 원불교 거점인 총부를 따로 설치했으며 남미와 북미를 총괄하는 지도자인 미국 종법사도 임명했다고 소개했다.

물질문명이나 기술의 변화가 대신할 수 없는 종교의 가치도 강조했다.

나 교정원장은 '물질이 개벽되니 정신을 개벽하자'는 원불교의 개교 이념을 거론하면서 "그럼에도 세상을 살아가는 데는 가장 중심이 되는 것이 각자의 마음"이라며 물질문명이 발달해도 종교의 정신적 가치를 대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지론을 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