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300명 사는 안남면에 문 연 '안남개울가' 매일 30∼40명 '북적'

충북 옥천군 안남면은 인구 1천300명 남짓한 작은 시골이다.

"우리동네 목욕탕 생겼어요" 옥천 시골마을 어르신들 반색
주민 대부분이 나이 든 어르신인데, 대중 목욕시설이 없다 보니 몸 한 번 씻으려면 20㎞ 떨어진 옥천읍까지 버스를 타고 나가야 한다.

이 지역에 이달 초 아담한 대중목욕탕이 문을 열었다.

옥천군이 농림축산식품부의 '기초생활거점 조성사업' 지원을 받아 41억원을 투입해 지은 시설이다.

주민들은 어린시절 도랑에서 멱감던 추억을 떠올려 이 목욕탕 이름을 '안남개울가'로 지었다.

지상 1층짜리 건물에는 남녀 목욕탕과 간단한 운동기구를 갖춘 헬스장, 마을 사랑방 등이 들어섰다.

옥천군은 지난 2일부터 이들 시설을 무료 개방하고 있다.

다만 목욕탕은 화∼토요일 오후 1∼6시만 운영된다.

반나절의 짧은 운영에도 목욕탕에는 매일 하루 30∼40명의 어르신들이 몰려 북새통을 이룬다.

매일 이곳을 찾는다는 김모(78) 할아버지는 "집 근처에 뜨거운 물이 콸콸 쏟아지는 목욕탕이 생겨 정말 좋다"며 "피로를 풀면서 이웃과 정도 나누다 보면 시간 가는 줄도 모른다"고 반겼다.

옥천군은 총선 때문에 미뤄왔던 시설 준공식을 17일 오후 주민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었다.

이 자리서 황규철 군수는 "안내개울가가 지역의 거점이면서 소통공간이 되도록 다양한 운영 프로그램 등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옥천군은 내년 초 목욕탕을 유료로 전환한 뒤 주민자치기구로 운영권을 넘길 예정이다.

군 관계자는 "유료화하더라고 어르신들의 부담이 없도록 1천∼2천원 선에서 입장료를 책정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