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 입는 베르디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파격적인 작품 될 것"
서울시오페라단이 오는 25~28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베르디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춘희’를 선보인다. 1800년대 프랑스 파리 사교계에서 시작된 사랑 이야기를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원작과는 시대적 배경부터 다르다. '라 트라비아타·춘희'는 1910~1930년대 경성에서 기생으로 위장해 독립운동 자금을 모으는 비올레타가 나라를 구하려는 열망과 알프레도를 사랑하는 마음 사이에서 방황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박혜진 서울시오페라단 단장은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에서 영감을 얻었다”며 “아리아 가사, 선율 등 기존의 음악적 요소는 그대로 살린 채로 이야기 흐름, 의상, 무대효과에서 동서양의 조화가 돋보이도록 변화를 줬다”고 했다. 이어 그는 “서양식 가옥과 전통 가옥의 만남, 또 양장과 한복의 만남을 볼 수 있다. 이제껏 한 번도 보지 못한 파격적인 오페라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서울시오페라단이 올린 푸치니 오페라 '투란도트'에서 손진책 연출과 함께 호흡한 이래이 씨가 연출을 맡고, 대전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 여자경이 지휘봉을 잡는다. 연출가 이래이 씨는 “베르디가 ‘라 트라비아타’를 작곡할 때 떠올린 격동의 시기를 한국의 상황에 대입해봤을 때 관객이 작품의 메시지를 더 잘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며 “시대 배경의 변화에도 작품의 개연성이 흔들리지 않도록 각각의 캐릭터를 구체화하는 작업에 가장 많은 공을 들였다”고 했다.
김수현 기자 ksoohyun@hankyung.com
-
기사 스크랩
-
공유
-
프린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