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지난 8일 전남 광양제철소에 풀필먼트센터를 구축했다.  포스코 제공
포스코가 지난 8일 전남 광양제철소에 풀필먼트센터를 구축했다. 포스코 제공
포스코 광양제철소는 지난 8일 광양 국가산업단지 명당3지구에 ‘포스코 풀필먼트센터’(포스코 PF센터)를 준공했다. 이로써 주문부터 배송까지 자재를 조달하는 전 과정을 최적화하는 서비스가 도입됐다. 포스코는 자재 조달 체계를 혁신해 비용을 낮추고 생산 효율성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900억원을 투자해 2022년 11월 착공한 포스코 PF센터는 5만㎡로 이뤄졌다. 축구장 7개와 비슷한 규모다. 포스코는 이 센터에 3만4000개의 셀(cell·작은 칸)을 갖춰 소형부터 대형까지 다양한 규격의 자재를 저장할 수 있도록 꾸렸다.

광양제철소는 기존에 300여 개로 분산해 운영했던 자재 창고를 이 PF센터로 통합했다. 재고 관리, 현장 배송 등 서비스를 제공해 조업·정비 담당자가 본연의 업무에 더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또 포스코는 PF센터에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재 수요를 예측하고 재고를 관리하게 하는 ‘WMS(창고관리시스템)’ 등의 설비를 적용했다. 자재를 보관하고 배송 이력을 관리하는 시스템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크레인으로 셀에 자재를 자동 저장하는 대형 선반, 로봇이 자동으로 자재를 저장하는 큐브형 창고, 자율주행로봇 등을 배치했다. 이를 통해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였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PF센터에 방문하지 않아도 3D 메타버스 환경을 통해 현장에 있는 것처럼 자재를 확인하고 주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집에서 택배를 배송받듯 현황을 실시간으로 조회할 수 있고, 출발·도착 알림을 사내 메신저로 받아볼 수 있다.

공급사 입장에서는 PF센터를 통해 자재를 납품할 수 있어 절차가 줄어든다. 건물, 설비를 가동하는 데 따라 인력을 채용해 광양 지역의 고용도 창출할 수 있다는 게 포스코 측 설명이다. 김용수 포스코 구매투자본부장은 “자재 공급 체계를 혁신해 포스코가 ‘초격차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광양제철소는 1년간 500여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인 1.4MW급 태양광 발전설비를 PF센터 지붕에 설치해 자체 전력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한편, 포스코는 광양제철소에 지난 2월 연 250만t 규모의 전기로를 착공했다. 저탄소 생산 체제로 전환하기 위해 6000억원을 투자했다. 2025년 말 준공해 2026년부터 가동할 예정이다. 포스코는 전기로에서 생산한 쇳물을 바로 활용하거나, 고로에서 생산한 쇳물과 혼합하는 ‘합탕 기술’을 적용해 제품을 생산할 계획이다. 전기로는 고급강을 생산하기 어려운데, 합탕기술을 쓰면 고급 철강재도 생산할 수 있어 고객사 요구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

포스코는 전기로를 통해 연 250만t의 쇳물을 생산하면 기존 고로 방식으로 생산했을 때보다 연 최대 350만t의 이산화탄소를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