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단지 들어서는데도…분양시장서 힘 못쓰는 광명
경기 광명시 일대 분양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2000~3000가구 규모 대단지들이 속속 분양에 나서고 있지만 수요가 많지 않아 미분양 물량이 연이어 나오면서다. 입지가 아쉽다는 평가에 고분양가 논란까지 나오는게 분양 인기 하락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경기 광명시 광명동 12-2에 올해 12월 입주하는 트리우스광명(조감도)은 최근 52가구를 모집한 3차 임의공급에서 4.3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 1차(105가구), 2차(68가구)를 모집하는 임의공급에서도 각각 3.27대 1, 3.8대 1 경쟁률을 기록했다. 실제 계약으로 이어진 경우도 37가구, 16가구에 불과했다. 임의공급은 정상적인 청약절차가 아닌 무순위 청약 또는 청약통장 없이 청약을 하는 것이다. 청약 자격 제한이 없어 통상적으론 지원율이 매우 높지만 광명에선 그렇지 않는 모습이다.

광명5구역을 재개발해 짓는 광명자이힐스테이트SKVIEW도 비슷한 상황이다. 지난 1월 387가구를 모집하는 1순위 청약에서 1823명이 접수해 3.9 대 1의 경쟁률에 그쳤다. 이 때문에 지난달 중도금 전액 무이자 혜택 등을 내세우는 등 미분양 우려에 대처하는 모습이다.

1년 전에도 고분양가 논란은 있었지만 대부분 완판에 가까운 성적으로 마무리됐다. 지난해 일부 전용면적 84㎡가 10억원이 넘어 고분양가라는 말이 나왔던 철산자이더헤리티지는 분양 후 3개월여 만에 완판됐다. 광명 4구역을 재개발해 분양했던 ‘광명센트럴아이파크’도 전용 84㎡기준 13억원대의 높은 분양가에도 불구하고 425가구를 일반분양해 94%가 초기계약했다.

그후 약 1년만에 분양한 트리우스광명 전용 84㎡ 3차 임의공급 분양가 역시 11억 5260~11억5380만원이다. 유상옵션을 더하면 12억원 수준이다. 광명자이힐스테이트SK뷰도 전용 59㎡ 최고 9억200만원, 전용 84㎡ 최고 12억3500만원으로 책정됐다. 1년전 분양단지들과 비슷한 분양가임에도 올해엔 미분양이 속출한 것이다. 철산동 A중개업소 관계자는 "해당 단지들이 역세권이 아닌데다 부동산 경기까지 안좋은 상태에서 비슷한 분양가가 형성됐다"며 "주변 신축 단지 분양가를 알고 있는 수요자들의 심리적 저항선을 넘어선 것"이라고 말했다.

미분양은 일시적이라는 반론도 있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연구소 소장은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올림픽파크포레온) 입주가 끝나면 광명이 준서울 입지에선 사실상 마지막 대규모 분양이 될 것"이라며 "노량진뉴타운, 장위뉴타운 등 서울 내 입지 대비 가성비 좋은 단지들이 아직 여럿 남아있어 수요가 덜 미친것일뿐 지금 광명 내 분양가는 매력적이기에 미분양은 빠르게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