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을 키우는 A씨는 최근 동물병원을 찾았다가 깜짝 놀랐다. 반려견이 수술에 입원까지 해야 하는 중증 질병에 걸렸다는 소식도 충격이었지만, 수백만원의 병원비까지 청구돼서다. A씨는 “동물 병원비는 사람처럼 의료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비싸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고 털어놨다.

반려동물 치료비가 걱정된다면 펫보험 가입을 고민해볼 만하다. 국내 반려동물 양육인구 1500만 명 시대를 맞아 보험사들이 다양한 펫보험 상품을 내놓고 있다. 이르면 이달 말 출시되는 펫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수백만원 반려동물 수술비도…보험료 1만원이면 부담 없어요

신규 상품 내놓는 보험사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지난 2일 다이렉트 전용 상품 ‘착한 펫보험’을 출시했다. 이 상품의 가장 큰 특징은 저렴한 보험료다. 보장 범위별 특약을 세분화해 반려인의 선택 폭을 넓히고 보험료 부담을 덜어주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일시에 목돈이 드는 수술 당일 의료비만 보장하는 ‘실속형’은 월 1만원대 이하 보험료로 가입할 수 있다. 기본 보장인 수술 당일 의료비는 100만~300만원까지 지급한다. 다양한 보장을 원하는 소비자는 의료비·배상책임 등을 포함한 ‘고급형’ 플랜에 가입하면 된다. 반려견의 입·통원 의료비와 수술비, 장례서비스 지원금 등을 종합적으로 보장받을 수 있다. 생후 61일부터 최대 10세까지 가입 가능하며, 특약에 따라 최대 20세까지 보장한다.

KB손해보험은 반려동물의 치료비 보장 한도를 두 배로 늘린 ‘KB 금쪽같은 펫보험’을 이달 초 개정 출시했다. 개정 상품은 업계 최초로 반려견 또는 반려묘의 3대 주요 질환인 종양, 심장질환, 신장질환 보장금액을 두 배 확대한 ‘반려동물 치료비Ⅱ’ 담보를 추가했다. 3대 질환 진단 시 입·통원 1일당 각 최대 30만원, 수술 1일당 최대 500만원을 보장한다. 연간 치료비 보장 한도는 입·통원 각 5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늘렸다.

펫보험 시장 판도 바뀔까

메리츠화재는 5년 넘게 펫보험 시장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펫보험 보유 계약 건수는 업계 전체에서 50% 이상을 차지한다. 메리츠화재는 2018년 국내 최초 장기 반려동물 실손의료비보험 ‘펫퍼민트’를 출시했고, 2019년에는 국내 최초 장기 고양이 보험을 선보이면서 펫보험 시장을 선도해 나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메리츠화재가 업계에서 유일하게 운영 중인 ‘보험금 자동청구 시스템’은 반려인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DB손해보험은 자동차 사고로 반려동물이 사망할 경우 최대 100만원까지 보상하는 ‘반려동물 교통사고 위로금 특약’을 업계 최초로 내놨다. 기존 자동차보험에서 어려웠던 반려동물 사고 피해까지 보상받을 수 있도록 했다. 현대해상은 이달 상품 개정을 통해 펫보험 가입 대상을 반려견에서 반려묘로 확대했다. 또 업계 최초로 특정처치(이물질) 및 특정약물 관련 확장보장 특약을 넣었다.

손해보험사들이 펫보험 시장을 블루오션으로 보고 있어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카카오페이가 이르면 이달 말 출시하는 펫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도 눈여겨볼 만하다. 카카오페이 앱에서 반려동물의 종과 나이 등 정보를 입력하면 가장 적합한 상품을 자동으로 찾아주는 서비스다. 금융권 관계자는 “펫보험 보험료가 상대적으로 비싼 만큼 월 납입금액과 보장 가능 보험금 등을 비교해 가입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