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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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첫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 토너먼트가 시작된 11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GC. 코스에서 의외의 인물이 발견됐다. 바로 LIV골프의 수장 그레그 노먼(호주). 지난해 마스터스 초청장을 받지 못해 공개적으로 대회 주최측인 오거스타 내셔널GC을 맹비난했던 인물이다. 하지만 올해는 대회 현장에 모습을 드러내 골프팬들의 눈길을 끌었다.

노먼은 이날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카우보이 모자를 쓰고 코스 곳곳을 누볐다. 자신을 알아보는 팬들과 반갑게 인사했고 기자들에게는 "이번 마스터스에 출전한 LIV 선수들을 응원하러 왔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LIV 골프 선수들한테 '이봐, 당신 대장이 너희를 응원하러 여기 왔어'라고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올해 마스터스에 노먼이 등장하자 미국 골프계의 핵심 오피니언 리더인 오거스타 내셔널GC가 LIV골프에 유화 제스처를 내놨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노먼은 올해도 오거스타 내셔널GC의 초대를 받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외신을 통해 노먼이 암표를 사서 대회장에 입장했다는 주장이 제기됐고, 노먼의 아들인 그레그 노먼 주니어가 이를 확인한 것. 노먼 주니어는 자신의 SNS에서 "모든 것이 사실"이라며 "그는 2차 판매자를 통해 티켓을 구입해 입장했다"고 밝혔다. 오거스타 내셔널GC는 공식적으로 티켓을 2차 판매하지 않는다. 때문에 정식 티켓을 사지 못한 사람은 비공식적으로 개인이 판매하는 암표를 구입해야 대회장에 입장할 수 있다.

오거스타 내셔널GC는 골프계에 큰 업적을 남긴 이들에 대한 예우가 후하기로 유명하다. 역대 우승자에게는 평생 출전권을 주고, 메이저 대회 우승자에게는 대회장 입장과 클럽하우스의 식음료 서비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초청장을 보낸다.

노먼은 마스터스 우승은 없지만 1986년과 1993년 두 차례 디오픈에서 우승한 바 있다. 초청권을 받을 자격이 있지만 오거스타 내셔널GC가 의도적으로 부르지 않은 셈이다.

한편 이날 명예 시타자로 나서 대회 시작을 알린 잭 니클라우스와 톰 왓슨(모두 미국), 게리 플레이어(남아공)는 "골프의 발전을 위해 최고의 플레이어들이 하루빨리 한자리에 모여야 한다"며 PGA투어와 LIV의 갈등이 조속히 해결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오거스타=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